돼지고기 전국 평균가 4800여원…전년비 17%↓
돼지사육수 최대 6% 증가…ASF 불안감 확산에 소비 위축 겹쳐
수입산 급감 없는 한 돼지고기 가격 하락 지속 전망
도드람은 지난 4월 국내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원 플러스 원’ 행사를 진행했다.(사진=도드람)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돼지고기 가격이 심상치 않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성수기를 맞이했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 돼지 사육수 증가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우려에 따른 소비 급감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3일 대한한돈협회에 따르면 이달 2일 1+등급 기준 1kg당 전국 돼지고기 평균가는 4456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845원)과 비교해 약 24% 하락한 수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도 7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7월 돼지고기 1kg당 도매가격을 4100∼4300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당 도매가격(5120원)보다 16.0∼19.9% 낮은 것은 물론 평년(㎏당 5044원)보다도 약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농경연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과 관련해 돼지 사육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농경연은 7월 등급판정 돼지고기 마릿수로 135만~137만 마리를 예상했다. 이는 전년대비 4.6~6.1% 많은 규모다. 이렇게 되면 돼지고기 부위별 상품 생산량이 늘어나 판매가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주로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전파된다. 돼지과에 속하는 동물에만 전염되며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한다. ASF는 중국과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넘어 북한에까지 번졌다. 멧돼지 등을 통해 한국에도 번질 수 있어 정부와 각 지자체는 ASF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ASF는 주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발생했으나 지난해 8월 중국에 전파된 후 급속도로 아시아 전역에 퍼지고 있다. ASF의 빠른 전파는 돼지고기 소비 위축을 불러왔다. 실제 한 대형마트의 올해 돼지고기 판매는 감소했다. 올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3.4% 줄었고, 6월에는 5.6%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4~6월 봄나들이 철에는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월 평균 5.4% 감소했다.
한돈자조금 관계자는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 증가와 극심한 소비부진이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연초부터 시작된 가격하락이 올 한해 계속될 것으로 보여 한돈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격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농경연은 8월부터 12월까지 돼지고기 등급판정 마릿수가 759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작년(1kg당 4123원)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은 없지만 소비자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어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돼지고기 생산량도 증가하면서 당분간 돼지고기 가격 하락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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