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카레에 졸피뎀 넣어 무참히 살해" 고유정, '잔혹 범행' 사건의 전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월25일 오후 그날 무슨 일 있었나

저녁으로 준비한 카레라이스에 졸피뎀 넣어

약 기운에 취한 남편 무참히 살해한 뒤 시신 훼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도 수사 속도

아시아경제

지난 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1일 재판에 넘겨지면서 전남편인 피해자 강모(36)씨를 살해할 당시 잔혹했던 범행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고유정은 저녁에 준비한 카레라이스에 수면 효과가 강한 '졸피뎀'을 넣어 강 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은 지난 5월25일 오후 발생했다. 이날 제주 한 펜션에서 아들(5)을 만난 강 씨는 오후 7시께 저녁을 먹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시 고유정은 저녁에 먹을 음식으로 카레라이스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당국은 이때 고유정이 강씨의 음식이나 음료에 졸피뎀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고유정의 범행 사실이 알려질 때 피해자는 키 182㎝, 몸무게 80㎏으로 신장 160㎝에 불과한 고유정이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쏠린 바 있다.


범행 당시 사용된 졸피뎀은 고유정이 5월17일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처방받은 후 인근 약국에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제 처방에 대해 고유정은 경찰에 "감기 등 증세가 있어 약을 처방받았다. 그 이후 약을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약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이날 오후 8시~9시16분 사이에 전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범행 당시 아들은 펜션의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오전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수사 최종브리핑에서 "고유정은 지난 25일 오후 8시~9시 16분 피해자인 전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범행이 이뤄지는 동안 고유정의 친아들은 잠들어 있던 것이 아니라 펜션 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펜션서 살해된 남편 시신, 아들과 함께 있어

범행에 앞서 고유정은 남편과 만나기로 한 25일이 아닌 18일 제주에 도착했다. 이어 22일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로 사용될 도구 한점과 표백제, 고무장갑, 청소도구, 테이프 등 다량으로 구입했다.


고유정은 아들이 다른 방에서 게임에 집중 하는 등 본인과 강 씨에게서 멀어지자 본격적으로 범행에 돌입했다.


전남편인 강 씨는 졸피뎀으로 인해 몸에 약기운이 퍼져있었어도 정신을 잃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현장인 펜션에는 강씨가 피를 흘리며 주방을 거쳐 출입문 쪽으로 기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발견됐다.


고유정은 이런 강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최소 3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살해된 강 씨는 다음날 낮 12시께 고유정이 아들과 함께 펜션을 나와 아들을 외가로 보낼 때까지 펜션 내 한 곳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살해된 강 씨는 펜션에서 살해된 직후 다음날까지 외부로 이동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들이 외가로 가고 낮 12시30분께 펜션에 돌아온 고유정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신 훼손에 돌입했다. 시신을 무참히 훼손한 고유정은 27일 오전 11시께 종이상자 등을 들고 펜션을 퇴실했다.


이후 인근 클린하우스(쓰레기 분류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고유정이 종량제봉투 4개를 버리는 장면이 찍혔다.


아시아경제

지난 15일 경기도 김포의 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경찰이 고유정 사건 피해자의 유해를 찾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 소각장에서 뼈 추정 물체 40여점을 수습,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신 무참히 훼손하고 여기저기서 시신 유기

다음날인 28일 오후 3시30분께 고유정은 앞서 범행도구를 구입한 제주 시내 한 마트로 가 남은 표백제와 테이프, 청소도구 등을 환불했다. 오후 6시에는 제주시 다른 한 마트에서 비닐장갑, 향수, 종량제봉투 30장, 여행용 가방 등을 구매했다.


이어 오후 8시30분께 고유정은 완도행 여객선에 오른 뒤 오후 9시30분께 훼손한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투를 바다에 유기했다. 고유정이 시신이 담긴 것을 추정되는 봉투를 버리는 모습은 여객선 CCTV에 찍혔다.


오후 11시 완도에 도착한 고유정은 자신의 차량을 몰고 아버지 소유 아파트가 있는 경기 김포로 향했다. 29일 오전 4시께 아파트에 도착한 고유정은 강씨 시신을 또다시 훼손했다.


시신 훼손 과정에서 고유정은 인터넷으로 미리 주문한 도구를 이용했다. 또 앞서 인천시 부평구의 한 마트에서 구입한 방진복, 커버링 용품 등을 사용했다. 해당 용품들은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혈흔 등 증거가 남는 것을 방지하려는 취지의 목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어 31일 오전 3시께 고유정은 해당 아파트 내 쓰레기분리수거장에 종량제봉투를 유기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이날 오전 3시까지 시신 일부를 훼손했다.


아시아경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 고유정은 오전 4시께 청주 자택으로 향했다. 이어 6일1일 청주 집에서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현장에서 범행도구와 고 씨 차량에서 피해자 혈흔이 묻은 이불 등이 발견됐다.


고유정의 범행동기에 대해 경찰은 "프로파일러 투입 결과, 피의자가 전 남편인 피해자와 자녀의 면접교섭으로 인해 재혼한 현재 남편과의 결혼생활이 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등 피해자의 존재로 인해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유정의 범행 동기와 방법을 밝히기 위한 DNA 감정,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재분석 등의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검찰은 경찰 수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고유정이 전남편에게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을 먹이고, 반수면 상태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현 남편이 고소한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청주 상당경찰서가 제주를 찾아 고유정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