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靑 상황실장이 막후 역할…미·북 실무진과 경호·의전·보도 협의
(오른쪽부터)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에서 나와 걸으며 대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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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판문점에서 3차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회담 결과를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귓속말'로 결과를 알려줬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TV 화면에 나왔 듯이 한·미 정상이 함께 있었는데 거기서 일부 회담 내용이 전달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에 타기 직전까지 회담 관련 내용 일부를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 통역을 제외한 사람들을 다 물리고 문 대통령과 귓속말을 했다"면서 "중요한 내용들이 그 대화 속에 있었다"고 했다. 미측은 두 정상 간 공유하지 못한 세부적인 회담 결과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브리핑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회담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에서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트위터를 날리고 북측이 반응(응답)하는 과정에서 윤 실장이 여러 역할을 했다"며 "다음날(6월30일) 새벽까지도 김 위원장이 (판문점으로) 오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작업 등을 계속 했고 밤새 잠을 하나도 못잤다"고 전했다.
이어 "30일 오전 8시가 조금 넘어서, 윤 실장은 북·미 간 접촉이 진행 중이던 판문점으로 팀을 데리고 이동했다"며 "그곳에서 윤 실장이 북측, 미측 모두와 경호·의전·보도 관련 일들에 대해 접촉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실장의 카운터파트'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는 "세세하게 얘기하기 어렵다. 미측은 이번에 방한한 트럼프 수행원 중 일부"라고 했다. '남북 소통 과정에서 핫라인을 사용했느냐'는 물음에도 이 관계자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을 피했다.
전날 판문점에서 생중계 및 사진 촬영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선 "포토라인 설정이나 구체적인 만남 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만남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시간상 촉박하고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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