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전 검사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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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 보복을 했다는 혐의(직권남용)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다만 안 전 검사장은 서 검사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재판장 이성복) 심리로 27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제가 장례식장에 갔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서 "숙연한 분위기에서 많은 검사가 보는 앞에서 성추행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석자가 당시 제가 몸을 가누지 못했다는 상황이었다는 증언을 했는데, 제가 그 과정에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불편을 끼쳤고 서 검사도 그 중 하나였을 것"이라면서 "실수라지만 제 불찰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인사 보복 혐의는) 어처구니 없는 오해고 해프닝"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안 전 검사장의 지시나 개입 없이는 서 검사의 인사를 설명할 수 없다"면서 "신분이 보장되는 검사에게 부당한 인사권을 행사해 그로 인해 사직을 결심하게 하는 건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항소에 이유가 없으니 항소 기각을 바란다"고 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2일 열린다.
이 사건은 서 검사가 지난해 1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며 시작됐다. 서 검사는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안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조사하며 성추행 혐의는 빼고 인사 불이익 부분에 대해서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성추행 부분은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의 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 사실이 검찰 내부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권한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안 전 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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