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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붉은 수돗물' 공포에 인천 소재 특급호텔 객실 예약 취소 줄이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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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이어 영종도, 강화도 등 호텔로 우려 번져

호텔 측 "별도 저수조에서 물 공급…안전관리 철저"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어린 자녀를 데리고 물놀이를 가려고 하는데 수질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커 호텔 예약을 취소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달 말 발생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인천 소재 호텔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유아를 동반한 가족 투숙객, 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하려던 고객 다수가 수질 안전에 대한 우려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천 서구ㆍ영종도ㆍ강화도 등에 위치한 특급호텔들에 수질과 관련한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객실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해당 지역이 인천 서구에 국한된다는 보도가 발표되며 여론이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지난 2일 영종지역, 13일 강화지역까지 사태가 확산되며 맘카페 등 다수 커뮤니티에 호텔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글과 취소 후기 글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려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는 곳은 야외 수영장 등으로 가족 고객 방문률이 높은 그랜드하얏트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네스트호텔 등 영종도 소재 5성급 호텔이다. 지난 13일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수자원공사의 수질ㆍ관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영종도 지역도 이번 수계 전환의 영향으로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수계 전환 과정에서 관로에 남아 있는 약 1만2000t의 붉은 수돗물이 영종도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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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호텔 측은 "별도의 저수조에서 물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와 호텔은 관련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랜드하얏트 인천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 내 저수조에서 물을 받아오고 있다"며 "공항공사 측과 하루 이틀 간격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등 꼼꼼하게 모니터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별 이상 없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객실에 생수를 비치해 음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투숙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워낙 중대한 사안인지라 민감하게 여기거나 우려가 큰 고객들이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도 "인천공항공사 물탱크에서 물을 수급받고 있고 수질검사에서도 적합 판명이 났다"고 말했다. 네스트호텔 역시 "정기적으로 업체의 수질점검을 받고 있으며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스트호텔 관계자는 "투숙객 중에서도 수질 문제로 컴플레인을 걸어온 사례가 없었다"며 "단 관련 문의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부 한주영(29ㆍ가명)씨는 "남편은 수영장만 들어가지 않으면 되지 않겠냐는 입장이지만 먹고 씻는 문제가 모두 걱정돼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도시락을 챙겨가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모 호텔에 다녀온 후 자녀의 피부에 두드러기 반응이 일어났으며 묽은 변을 보고 있다는 사람, 호텔에서 사용한 물품들을 닦으니 물티슈에 붉은 빛이 묻어났다는 사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구에서 상수도관을 타고 공급되는 수돗물이 영종도 뿐 아니라 인천공항까지 들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이같은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정부는 인천시와 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돗물 수질을 회복하기 위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하는 공촌정수장 정수지 내의 이물질부터 먼저 제거하고, 이후 송수관로, 배수지 등의 순으로 오염된 구간이 누락되지 않도록 배수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9월 말 가동 예정인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한 달 앞당겨 가동한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천 수돗물 사고는 상수원수를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의 전기 점검으로 공촌정수장 가동이 중지되면서 인근 수산ㆍ남동정수장 정수(수돗물)를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시 서구지역에서 최초로 민원이 접수됐고 현재 영종ㆍ강화, 서울 일부 지역까지 사태가 확산했다. 조사반은 무리한 수계 전환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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