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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트랙맨 지고 호크아이 뜬다...카메라로 돌아가는 ML 트래킹 시스템[오!쎈 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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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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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길준영 기자] 메이저리그가 공식 트래킹 시스템을 트랙맨에서 호크아이로 교체한다.

메이저리그는 경기에서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일반 팬들에게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탯캐스트다.

스탯캐스트는 투수가 던지는 공의 구속·회전수·무브먼트·릴리스포인트, 타구의 속도·각도·비거리, 야수의 수비 위치·스피드·송구 속도, 주자의 스피드 등 다양한 자료들을 가공해 팬들에게 제공한다.

스탯캐스트가 경기에서 이러한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트랙맨(Trackman)의 도플러 레이더, 다른 하나는 카이론헤고(Chyron Hego)의 카메라 시스템이다. 트랙맨은 투구와 타구 정보, 카이론헤고는 야수의 위치와 움직임을 주로 측정한다. 2014년 일부 구장에서 설치되어 시험 운용을 거쳤고 2015년에는 30개 구장에 모두 설치됐다.

이중 트랙맨은 스탯캐스트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다. 레이더를 이용해 그동안 측정하지 못했던 투구의 회전수, 타구 속도와 각도 등을 정확히 측정해내며 ‘야구의 언어’ 자체를 바꿔놓았다. 배럴(Barrel) 타구, 타구 속도, 타구 각도 등의 용어는 트랙맨의 등장과 함께 각광 받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의 공식 구속 집계 방식이 기존의 PITCH f/x에서 스탯캐스트로 대체됐다.

그런데 메이저리그는 스탯캐스트 도입 6년 만에 다시 카메라를 기반으로한 트래킹 시스템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매체 디 애슬레틱는 지난달 15일 “메이저리그가 2020년 트래킹 시스템을 트랙맨에서 호크아이(Hawk-Eye)로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디 애슬레틱은 메이저리그 전략·기술·혁신 전무이사 크리스 마리낙이 30개 구단에 보낸 메세지를 입수해 공개했다. 이 메세지에는 “메이저리그는 공과 선수를 추적하는 새로운 트래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트래킹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일뿐만 아니라 스윙 궤적과 선수의 움직임까지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새 시스템은 2020시즌 개막전에 선보일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지목된 호크아이는 초고속 카메라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테니스, 축구, 크리켓 등 다양한 종목에서 정확환 판정을 위해 사용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미 전 구장에 설치돼 비디오 판독에 활용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트랙맨에서 호크아이로 트래킹 시스템을 교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확성이다.

레이더 기반의 트랙맨은 도입 초창기부터 정확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기존 트래킹 시스템인 PITCH f/x보다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레이더 기반이라는 특성상 비가 오는 등 외부 환경이 좋지 않으면 정확도가 떨어졌고 내야 뜬공 타구와 약한 땅볼 타구를 추적하는데 큰 문제를 보였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의 스탯캐스트 설명에도 내야 뜬공과 약한 땅볼은 추적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사후에 특정 공식으로 타구 속도와 각도를 계산한다고 명시되있다.

또 종종 자료를 수집하지 못하고 놓치는 공들이 나왔다. 예를 들어 류현진의 투구 데이터를 보면 5월 13일 2회초 1사에서 커트 스즈키에게 던진 초구의 구종, 구속, 회전수가 아예 기록되어있지 않다. 트랙맨이 투구 추적에 실패한 것이다.

트래킹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현재 스탯캐스트의 무브먼트 자료에는 문제가 많다. 자이로 회전을 측정하지 못하는 등 회전수 측정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카메라 기반 트레킹 시스템인 호크아이는 정확도 문제에서는 트랙맨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0시즌에 맞춰 시스템을 정비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지난달 18일 “PITCH f/x와 스탯캐스트 모두 도입후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1~2년 이상이 소요됐다. 호크아이 역시 도입 초기에는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타구와 선수의 움직임을 추적해야하는 호크아이에게 요구되는 기술적 어려움은 PITCH f/x보다 훨씬 높다. 2020년 도입은 다소 촉박한 일정”이라고 전했다.

스포트테키 역시 지난달 16일 “호크아이는 2020년 도입이 목표이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호크아이가 2020년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공식 트래킹 시스템이 트랙맨에서 교체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공식 트래킹 시스템이 교체되면 KBO리그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O리그에서는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모든 구단이 트랙맨을 도입했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고 있는 기존 PTS와 트랙맨이 다른 점도 있지만 메이저리그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트래킹 시스템이라는 점이 소구력이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카메라 기반 트래킹 시스템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KBO리그 역시 카메라 기반의 PTS나 호크아이를 선택할 가능성도 생겼다. 스포츠투아이도 보다 업그레이드 된 PTS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각 시스템이 장단점이 있다보니 구단들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랙맨 데이터를 투수들의 컨디션 체크에 활용하는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맞는 방식과 자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회전수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나오는 데이터 중 우리가 잘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과학이 스포츠 분야에 활용되는 것은 이제 신기한 일이 아니지만 야구는 그중에서도 정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인 메이저리그는 언제나 야구 혁명을 주도해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3번째 혁명이 다가오는 가운데 KBO리그 구단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기대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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