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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타구에 팬 맞고, 난입한 팬이 껴안고...벨린저의 험난했던 하루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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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 외야수 코디 벨린저에게 험난한 하루였다.

벨린저는 2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팀이 6-3으로 이기는데 큰 기여는 하지 못했다. 대신 사건이 많았다. 1회말 타석에서는 라인드라이브 파울 타구가 1루 내야에 있는 한 여성 관중의 머리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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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가 자신의 타구에 맞은 팬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당시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했던 벨린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때린 파울 타구에 맞은 팬의 모습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부상당한 관중을 치료하며 경기가 잠시 중단된 동안 필드로 나와 벨린저를 달랬다. 로버츠는 "나가서 벨린저를 안정시키고 다시 집중하게 하려고 했다"며 나간 이유를 설명했다. 벨린저는 "감독이 나에게 와서 얘기를 나눴고, 다시 집중했지만, 힘들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다저스타디움은 2018년 다른 메이저리그 구장들과 마찬가지로 양 팀 더그아웃 끝까지 보호망을 확장했다. 이번에 벨린저가 때린 타구는 더그아웃 옆에 그물이 없는 1층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메이저리그 내부에서는 보호망을 파울구역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고 몇몇 구장들은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벨린저와 로버츠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이를 지지했다. 벨린저는 "현명한 결정이 될 것이다. 앞줄에 앉은 사람들은 타구에 반응할 시간이 없다"며 보호망 확장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도 "타구를 맞은 관중이 불쌍하다. 매번 미리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데, 내 생각에 (보호망 확장은) 나쁜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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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가 9회초 수비 도중 난입한 팬을 피하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9회초 수비 때는 다른 의미에서 무서운 일이 벌어졌다. 한 여성 팬이 그라운드에 난입, 우익수 수비를 보고 있던 벨린저에게 다가와 그를 껴안았다. 이 여성은 곧바로 투입된 경비원들에 의해 진압된 뒤 경기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로버츠는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선수의 안전이 걱정됐다.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할 수도 있었다. 해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마음이 놓였다. 권장하는 행동은 아니다. 무사히 끝나 다행"이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벨린저는 "그 여성에게 '그러다 감옥 가요'라고 말했더니 그녀도 '알고 있다'고 말하더라. 그녀는 나를 껴안는 것이 그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마 그녀의 부모님 생각은 다를 것이다. 벌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말했다.

그는 "내가 껴안아주는 것이 그렇게 특별한 일인지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잘 껴안는 사람도 아니다. 그러니 필드로 내려와 나에게 달려오지 않았으면 한다"며 팬들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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