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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하승진과 하치무라 그리고 이현중[이웅희의 야담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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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04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뛰던 하승진.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하치무라 루이(21·203㎝)가 일본 농구계를 축제 분위기로 만들었다. 하치무라가 미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았다. 약 15년 전 하승진(은퇴)이 포틀랜드의 지명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 21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19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이언 윌리엄슨가 이변없이 전체 1순위로 뉴올리언스의 지명을 받았다. 윌리엄슨이 많은 주목을 받은 드래프트지만 곤자가 대학 출신 하치무라의 로터리픽 지명도 놀라운 일이다. 베냉 국적의 아버지와 일본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하치무라는 신장 203㎝, 체중 104㎏에 윙스팬(양팔을 벌렸을 때 길이) 218㎝ 등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이 좋아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치무라를 지명한 워싱턴도 리빌딩을 고려하는 팀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하치무라에게 적지 않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한국 역시 NBA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선수가 등장해 뜨겁게 달아오른 적 있다. 221㎝의 장신 센터 하승진은 삼일상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1학년을 마친 후 2004년 NBA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46번으로 포틀랜드 지명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 NBA 드래프트 지명선수가 됐다. 로터리픽인 하치무라와 비교 대상이 아닐 수 있지만 하승진의 지명은 당시 한국 농구계에 큰 이슈였다. 당시 기자는 하승진을 취재하기 위해 포틀랜드 홈경기를 방문했는데 구단 역시 많은 관심을 갖고 취재협조를 했다. 빅맨들이 즐비한 NBA에서도 하승진은 한 눈에 띌 정도로 큰 신장이어서 어딜 가도 관심을 모았다. 홈팬들의 사인공세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압도적인 신체조건에 비해 덜익은 기량 탓에 하승진은 2004~2005시즌 19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4점 0.9리바운드, 2005~2006시즌 27경기에서 평균 1.6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한 게 전부다. 2006~2007 시즌 밀워키로 트레이드 된 후 방출됐고 이후 국내 복귀를 결정해 지난 시즌까지 KBL에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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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지명한 하치무라 루이 영상을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캡쳐 | NBA홈페이지


되돌아보면 하승진은 기량보다도 타고난 신체조건 덕분에 NBA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다. 반면 하치무라의 이번 지명은 일본 농구계의 전략적인 투자와 지원의 결과라는 점이 부러울 따름이다. 일본은 유소년 시절부터 신체조건이 뛰어난 선수나 혼혈선수를 적극 발굴해 미국 유학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하치무라 역시 청소년 시절부타 아시아 지역에서 각광받는 유망주였고 유학을 결심해 미대학농구(NCAA) 디비전 I의 곤자가 대학에 진학했다. 미국 유학 3년 만인 3학년 때부터 주축으로 활약한 하치무라는 윌리엄슨의 듀크대를 상대로 20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록으로 활약하며 곤자가대의 승리를 이끌며 더 큰 주목을 받았다. 2018~2019시즌 NCAA 경기당 평균 30.2분 출전에 평균 19.7점, 6.5리바운드를 기록한 하치무라는 당당히 9순위로 NBA에 입성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 역시 유망주들의 스킬 트레이닝 등 성장에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한국은 NCAA 디비전 1의 데이비슨 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이현중(201㎝)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NBA 글로벌 아카데미를 거친 이현중은 골든스테이트의 클레이 톰슨을 롤모델 삼아 NBA에 도전한다. 순발력과 스피드를 갖춘 장신 슈터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3~4년 뒤 이현중도 하치무라처럼 주목을 받으며 NBA에 입성하길 기대해본다.
농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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