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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인생투' 펼친 김민수, KT 선발진 희망으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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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김민수. 사진제공 | KT위즈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KT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김민수(27)다.

김민수는 23일 수원 NC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김민수가 선발로 나와 QS를 기록한 건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KT 마운드의 한줄기 빛이 된 것도 모자라 데뷔 첫 선발승까지 따냈다. 이날 경기는 김민수에게 잊을 수 없는 경기로 남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민수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는 딱 한 번이다. 그것도 무려 4년 전인 2015년이다. 당시 6월 14일 넥센(현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동안 4실점한 게 김민수의 유일했던 선발 등판 경험이었다.

이후 불펜에서만 활약하던 김민수의 선발 가능성을 다시 끄집어낸 건 신임 이강철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스프링 캠프에서 김민수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그를 선발 자원으로 점찍었다. 하지만 KT 선발 로테이션엔 김민수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고, 김민수는 예년과 같이 불펜에서 2019시즌을 맞이했다. 그러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자 이 감독은 마음속에 점찍었던 김민수의 선발 전환을 결정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김민수에 대해 “투구수는 70~80개 정도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힘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곧장 교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5이닝만 막아줘도 좋을 것 같다”며 내심 김민수가 호투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나타냈다.

김민수는 경기 초반 긴장한 듯 다소 흔들렸다. 1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뒤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고, 폭투에 이은 안타를 내주며 첫 실점했다. 2회초에도 선두 타자 모창민에게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후속 타자의 진루타와 희생 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김민수가 4년 만의 선발 등판에 대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보였다. 여기에 타선도 3회말과 4회말 연속으로 만루 찬스를 놓치면서 김민수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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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김민수. 사진제공 | KT위즈


하지만 김민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3회초부터 몸이 풀린 듯 NC 타선을 제압해나가기 시작했다. 3회초와 4회초 누상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없이 위기를 막아낸 김민수는 5회초와 6회초를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벤치의 기대 그 이상의 몫을 해냈다. 혈이 막혀 있던 타선도 김민수의 호투에 힘입어 5회말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해 김민수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겼다. KT 불펜이 끝까지 NC 타선을 막아내 김민수는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의 감격을 맛봤다.

경기 후 김민수는 “데뷔 첫 선발승을 거둬 기쁘다. 지난 화요일 경기에서 나 때문에 졌다는 생각에 미안했는데 오늘 승리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라 초반에 긴장했는데 장성우 선배가 리드를 잘해줬다. 초반 실점 후 오히려 안타를 맞더라도 나의 투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투구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군입대 전 선발로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 상무를 거치고 팀에 합류하면서 멘탈이 좋아져 더 나은 피칭을 하고 있다. 앞으로 주변의 기대에 꼭 보답할 수 있게 잘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KT는 현재 기존 선발 자원이었던 이대은이 마무리로 보직 전환했고, 금민철도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가운데 대체 자원 김민수의 호투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KT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은 김민수가 성공적인 선발 안착을 위한 기지개를 활짝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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