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 |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클럽 '버닝썬'의 대표 이문호씨(29)가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또 이씨는 "투병중인 아버지를 부양하겠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0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구속된 이씨는 반팔 황색 수의를 입고 재판에 출석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마약 성분 약을 먹는 이유에 대해 "여자친구가 처방받은 수면제인 줄 알고 먹은 것"이라며 "1/2이나 1/3으로 쪼개면 먹던 약과 색깔도 거의 같고 모양도 비슷해 헷갈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씨의 승용차에서 A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의심받는 약물에 대해서도 "A씨가 가지고 있다가 흘렸거나 놓고 간 것이지 그것을 일부러 받아서 보관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씨가 전날 신청한 보석에 대한 심문도 함께 진행됐다.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은 이씨는 "어린 나이에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순탄치 못한 상황이다. 연로하신 아버님이 암 말기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저에 대한 마지막 모습은 압수수색과 체포, 구속돼 이런 수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효하고 있다는 죄스러움에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존경하는 재판장님, 현재 부모님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고 병원비나 생계도 저 없이는 힘든 상황이다. 계속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데 (보석을 허가해주신다면) 편찮으신 아버지와 연로하신 어머님을 부양할 것이며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씨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이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 강남 클럽 등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류를 15회 이상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클럽 버닝썬 사태로 마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지난 2월25일부터 1개월간 마약 범죄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씨의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한 경찰은 이들을 집중 조사했다.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한 차례 기각됐지만, 경찰이 혐의를 보강해 재신청한 끝에 지난 4월19일 구속됐다. 이씨는 검찰의 구속기간 연장에 반발해 구속적부심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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