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고유정(36)이 면접교섭권 문제를 두고 현 남편과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현 남편과의 관계가 깨질 거라는 우려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1일 브리핑을 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고씨의 주장과는 달리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운 뒤 범행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가 범행 전 분쇄기, 뼈 무게 등을 인터넷에 집중 검색하고, 사전에 범행도구를 구매하는 등 범행을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여전히 고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프로파일러 분석 결과 고씨가 현 남편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최근 현 남편과의 다툼이 잦았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고씨는 2017년 이혼소송에서 전남편 강씨와 아들이 2주일에 한 번 면접교섭을 하라는 지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5월25일까지 면접교섭이 이뤄지지 않았고, 강씨는 최근 가사소송을 통해 면접교섭권을 얻었다.
이후 강제 이행명령 불이행으로 고씨에게 과태료가 부과되자 남편과 다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씨는 전 남편이 존재하는 한 갈등과 스트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을 느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의 면접교섭권으로 평생 정기적으로 피해자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신의 평온한 결혼생활에 방해된다고 보고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씨는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의 정신질환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일단 프로파일러 성격장애 진단기록도 확인되지 않고 전문의의 치료가 돼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경찰이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향후 고씨에 대한 정신 감정을 의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12일 고씨를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증거 보강 등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