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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헬기 사격 봤다"…'전두환 재판'서 증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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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서 전두환 전 대통령 재판
사자명예훼손 사건, 시민 6명 증언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장동혁)은 10일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8)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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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서는 전 공판기일에 이어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피고인 전씨는 재판장의 허가에 따라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그의 법률대리인만 참석했다.

첫 증인으로 나선 정수만 전(前) 5·18유족회장은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뒷길을 통해 집으로 가던 중 길거리에서 한 사람이 죽어 있는 것을 봤다. 주변에 군인은 없었다. 공중에서 총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헬기가 공중에서 돌고 있었다. 재빨리 나무 밑으로 숨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모 항공여단 기록에는 ‘5월 27일 폭도 2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이 있고, 항공대가 실탄을 싣고 광주에 출격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 다른 군 기록에는 ‘로켓포를 쏴서라도 제압하라’는 내용도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1980년대 중반부터 국회·정부기록물보관소·육군본부·검찰·경찰·국군통합병원·기무사, 해외 대학 등을 찾아다니며 30만 쪽이 넘는 5·18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해왔다.
그는 당시 계엄사령부 부사령관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 등의 헬기사격 명령 기록, 계엄사령부가 헬기작전계획 실시지침을 전투병과교육사령부에 전달한 기록 등을 헬기 사격을 입증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당시 광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실습생으로 일했다는 증인 최모(여) 씨는 "병원 밖 상공에서 헬기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헌혈하려고 기다리던 행렬 뒤쪽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빗방울이 마른 땅에 떨어질 때처럼 땅바닥에 총탄이 튀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당시 고3 학생이었던 홍모씨는 "5월 21일 금남로 시위 현장에 있다가 시민 1명이 계엄군 총격에 쓰러지는 걸 보고 겁이 나 양림동 집으로 돌아가던 중 총소리와 함께 공중에 떠 있는 헬기를 봤다"고 증언했다.
또다른 증인 최모씨는 "5월 21일 오후 2시30분쯤 불로동 인근 상공에 헬기 한 대가 떠 ‘따르륵, 따르륵’ 소리를 내며 사격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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