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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종합]고유정 '완전범죄' 꿈꿨나…'제주 살해 남편' 추정 뼛조각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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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전남편 만나기 앞서 먼저 제주 도착

마트에서 칼, 고무잡장, 표백제 구입

피해자 추정 시신 일부 발견…국과수 유전자 분석 중

경찰, 고유정 '완전범죄' 계획…범행수법 잔혹해 비공개

아시아경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폐쇄회로(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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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제주 한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범행수법이 경찰 수사가 이어질수록 잔혹함과 치밀함이 드러나고 있다.


전남편 강모(36) 씨를 만나기로 한 지난달 25일, 고유정은 약속 당일이 아닌 8일이나 앞선 18일 미리 제주에 도착해 마트에서 칼과 고무장갑 등 범행 도구를 미리 구입하는가 하면, 증거인멸 취지로 사용할 표백제 등을 구매했다.


고 씨는 여전히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치밀한 범행 계획으로 완전범죄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고유정 완전범죄 꿈꿨나…범행 곳곳서 범행 계획 드러나) 이 가운데 오늘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인천시 서구 재활용품업체에서 고유정의 전 남편 강 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 일부를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고유정이 김포시 아버지 명의 아파트 내 쓰레기 분류함에서 전남편 강 씨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종량제봉투를 버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봉투의 이동 경로를 쫓아 봉투에 담긴 물체가 김포시 소각장에서 한 번 처리된 후 인천시 서구 재활용업체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


발견된 유해는 뼛조각으로 소각장에서 500~600도로 고열 처리돼 3㎝ 이하로 조각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피해자의 것인지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해가 이미 소각된 상태로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수습해 현재 유전자 검사를 벌이고 있다"며 "다만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로, 현재 동물 뼈인지 사람 뼈인지부터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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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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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범행에 앞서 칼, 표백제 구입…휴대전화로 '시신 유기 방법' 검색

한편 경찰은 이날(9일) 고유정이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매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공개했다.


구입한 품목을 보면 고유정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은 살인 및 사체유기·손괴·은닉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구입 과정에서 고씨는 해당 물품을 카드로 결제하고, 본인의 휴대전화로 포인트를 적립하는 여유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고씨의 휴대전화 분석한 결과, 고씨는 강 씨를 만나기 전 살인 도구와 시신 유기 방법 등을 다수 검색한 것을 확인했다.


또 고씨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올 때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흉기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고유정이 미리 예약한 것으로 알려진 펜션은 입실과 퇴실 시 주인을 마주치지 않는 무인 펜션인 점도 고씨의 계획범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해당 펜션은 또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실제로 녹화 촬영 등 기능이 없는 소위 깡통 CCTV인 것으로도 드러났다.


종합하면 고유정은 전남편을 만나기로 약속한 지난달 25일에 앞서 18일 제주에 들어와 범행 도구 등을 준비하는 등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운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유정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청소도구 등을 미리 준비한 모습을 보면 완전 범죄를 꿈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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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한 고유정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달 초 경기도 김포시 소각장에서 고씨의 전 남편 강모씨의 시신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5일 김포시 소각장을 거쳐 인천 서구 소재 재활용품업체로 유입된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을 발견하고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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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동기 가정사…범행 수법은 너무 잔혹해 밝힐 수 없어"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9일 오전 동부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고씨는 우발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결혼과 이혼, 재혼 등 가정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사건 내용이 너무 잔혹하고 치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사건)관련자들의 명예훼손과도 관련 있고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고유정은 지난달 18일 배편으로 본인의 차를 갖고 제주에 들어왔다. 차량에는 시신을 훼손하기 위한 흉기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2일 오후 11시께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고무장갑 등을 구매했다.


그리고 3일 뒤인 25일 강씨를 만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 입실한 뒤 곧바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다음 날 26일 고유정은 시신을 훼손하고 하루 지나 27일 훼손한 시신을 종이상자와 스티로폼 상자 등에 담아 펜션에서 퇴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28일 오후 6시30분께 한 대형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용 가방, 비닐장갑 등을 사고, 시신 일부를 종량제봉투에 넣은 후 같은 날 오후 8시30분께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여객선에 오른 고유정은 오후 9시30분께 피해자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봉지를 7분간 바다에 유기했다. 이 모습은 여객선 CCTV에 그대로 찍혔다. 구체적인 개수 등은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고유정은 완도항에 도착 후 곧바로 경기도 김포시 소재 가족의 아파트로 향했고, 다음날인 29일 새벽 도착했다. 고 씨는 이틀간 김포에서 시신을 또다시 훼손하고 유기한 뒤 3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시 자신의 아파트로 이동했다.


경찰은 충북 청주시의 고씨 자택 인근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을 발견하고 1일 자택에서 고 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앞으로 남은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고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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