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남쪽 사리원시, 신의주 등서 올초 축산통제 움직임
-OIE 보고했다지만 지난 달 노동신문 ASF발생 언급안해
-방역시스템 갖췄어도 장비·재원·기술 등 열악 수습 난망
-ASF발생 中단둥 인접한 자강도 등 바이러스 유입된 듯
-"한국 전파 시간문제…남북공동방역 선제적 대응 나서야"
(인천=뉴스1) 박세연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방역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인천시 강화도의 한 양돈농가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 2019.6.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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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북한 자강도에서 첫 신고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이미 북한 곳곳에 확산됐을 개연성이 크다는 한 탈북 농업단체 간부의 증언이 나왔다. 북한 당국은 이와 관련 올 2~3월 신의주, 사리원 지역 등에 돼지고기 유통을 금지하는 조치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ASF 남진(南進)을 막기 위해 북한인접 경기·강원 10개 시군을 대상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ASF 유입을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북한당국과 실시간 정보공유는 물론 북한내에서의 남북공동방역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평안도농촌경영위원회에서 축산분야 간부로 일한 조충희씨(57)는 3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ASF 발생지역은 지금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신고된 자강도 1곳 이지만 이미 올초부터 신의주, 사리원 등에서는 돼지고기 유통 금지조치가 내려지는 등 ASF 징후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1년 탈북, 현재 농식품부에 등록된 사단법인 '굿파머스'에서 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전공분야인 북한축산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조씨는 이번 자강도 ASF 발생 원인을 인접한 중국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에서 찾았다. 중국에서는 지난 해 8월 북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가에서 ASF가 첫 발병한 후 현재까지 총 139건이 발생했다. 10개월도 안 돼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전역으로 확산된 상태다.
북한과 맞닿아 있는 중국 요녕성(22건)과 길림성(4건)에서도 ASF가 잇따랐다. 이들 지역은 압록강을 사이로 북한 신의주, 자강도 등과 마주보고 있으며 북한 시장인 '장마당'을 중심으로 한 밀무역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양쪽 주민들이 무역을 위해 자주 오가면서 중국서 ASF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에서는 돼지 사료자급률이 매우 낮아 중국산 옥수수·대두(큰콩) 등을 60~70%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축산이 기업형·대규모로 진행되는 한국과 달리 개별가구를 중심으로 한 '부업축산'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도 ASF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부업축산은 국영목장·협동농장에서 가축을 키우는 공동축산과 달리 개별 가구가 주택의 자투리공간 등에서 돼지 등을 사육하는 방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부업축산을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씨는 "북한에서는 약 350만 가구가 부업축산에 참여하는 있는 데 사료난이 심각해 음식물찌꺼기 등 잔반으로 사육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음식물찌꺼기 등을 통해 전파되는 ASF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했다.
그는 또 "북한 당국이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지난 달 ASF 발병을 신고했지만, 북한 노동신문에서는 아직까지 ASF 발생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중앙 통제가 약한 부업축산 시스템하에서는 효과적인 ASF 사태 수습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북한내 상황이 조기에 정리되지 못하면 멧돼지 등을 포함한 한국쪽으로의 바이러스 유입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부도 남쪽지역에서의 방역활동 외에 북측 당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정보요구와 남북공동방역활동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도 ASF 확산방지를 위한 북한과의 협력방안을 적극 논의해 줄 것을 통일부에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접경지역과 공항, 항만, 양돈농가 방역에 조금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최고수준 방역태세를 가동하길 바란다"며 "통일부는 북한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해 ASF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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