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 2일 인천 부평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A(1)양의 부모 B(21)씨와 C(18)양이 3일 오전 1시쯤 자진 출석해 참고인 신분으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들 부모는 아이가 사망하기 약 2주 전쯤인 지난달 17일에도 인근 주민의 신고로 아동학대 혐의 조사를 받았다.
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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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인근 주민이 ‘여자아이가 현관문 앞에서 유모차에 탄 채 울고 있다’고 신고했다"며 "이에 지역경찰이 출동해 현장 조사를 한 뒤 A양 부모를 면담하고 계도(啓導) 조치를 했다"고 했다.
경찰은 A양의 사망과 관련해 부모의 아동학대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은 지난 2일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의 거실에서 종이상자 안에 담겨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부부가 연락이 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외할아버지가 집을 방문해 A양을 발견했다. 사실혼 관계의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숨지자 두려운 마음이 들어 각자 친구 집으로 도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딸의 사망 경위에 대해 "지난달 30일 오후 마트에 다녀오니 딸 몸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기에 연고를 발라줬다"며 "분유를 먹이고 딸 아이를 다시 재웠는데 다음날(31일) 오전 11시쯤 일어나 보니 숨져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아이와 함께 반려견 2마리를 키우고 있다. 숨진 A양의 머리, 양팔, 양손, 발바닥에서도 할퀸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A양의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부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를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은 "현재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태로 이들 부부에게 아동학대나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부검을 통해 A양의 정확한 사인이 나오면 이후 수사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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