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정부 "최악의 상황 가정해 예방 대응"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북한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1일 이재욱 차관 주재로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북한은 지난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공식 보고했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려하던 대로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면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북한으로 유입되면 멧돼지 등이 육로로 이동해 국내에서도 확산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 왔다. 접경지역이 있는 경기, 강원 지역에 야생 멧돼지 혈청 예찰 물량을 다른 지역에 비해 2배 가까이 늘렸고, 접경지역 10개 시군의 350개 농가별로 전담관을 지정해 월 1회 현장점검과 주1회 전화 예찰을 실시해 왔다.

이 차관은 “농식품부 차원에서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는 예방대책들을 논의하고, 결정된 것은 즉시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접경지역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국방부, 환경부, 통일부 등과 협력 방안을 모색해 예방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공식 보고했다. OIE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접경 지역인 자강도 우시군에 있는 북상협동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이 신고됐고 25일 확진됐다. 농장 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가운데 77마리가 폐사했고, 22마리는 살처분 됐다. OIE 측은 “북한 당국이 이동 제한, 봉쇄지역 및 보호지역 예찰, 사체와 부산물, 폐기물 처리, 살처분, 소독 등의 방역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예방 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에 가까우며, 바이러스 생존력이 매우 높은 가축 질병이다. 과거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몽골, 베트남 등으로까지 확산하면서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현지에서 사육하는 돼지의 5%가량인 150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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