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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김학의 봐주기… 前 검찰 고위직 수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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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조사결과 발표 / 前 차장검사·고검장 등 3인 특정 / 윤중천 성접대 받은 의혹도 제기 / “내부자 감싸기로 수사 안 해” 의심 / 조사 참여 박준영 “보고서 난도질” / 활동 마무리 앞두고 내홍 표출도

세계일보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진상조사를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가 “(김학의 사건) 보고서를 쓴 단원의 의사가 무시당한 채 (보고서가)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조사단의 보고서 왜곡 가능성을 제기했다. 검찰 신뢰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시작된 과거사 조사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르는 가운데 법무부 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 사건에 연관된 다른 전·현직 고위 법조인사들에 대한 수사 확대를 촉구했다.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과거사위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둔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록을 가장 많이 보고 조사에 참여한 사람이 주장하는 근거와 의견, 양심이 이렇게 무시되고 있다. 이건 폭력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수년 동안 벌어졌던 여러 일에 대한 조사기록(조서 등)을 어느 한쪽이 아닌 양측의 주장과 그 근거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보고서에 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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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위원이 29일 오후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과거 검·경 수사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 사건을 조사하다 지난 3월 나온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조사단 내부에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이 구속되자 지난 19일에도 “권력의 의지와 여론의 압력으로 집요하게 파고 또 파서 사람을 잡아넣을 수 있다는 사실, 정의의 실현이라기보다 무서운 세상을 본 충격으로 먼저 다가왔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었다.

과거사위는 이날 김 전 차관 사건의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검찰은 박모 전 차장검사, 윤갑근 전 고검장, 한상대 전 검찰총장 등 고위 법조인사들에 아무런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관련된 법조계 인사 3명을 특정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이어 “(한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윤씨가 이른바 한방천하 사건과 관련해 진정서를 냈다”며 “이후 수사 주체가 변경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윤씨가 한 전 검찰총장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윤 전 고검장에 대해서는 수차례 접대를 받고서 관련 사건을 부적절하게 지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전 총장과 윤 전 고검장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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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사진 왼쪽)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오른쪽)


과거사위는 또 수사기관의 부실수사와 검찰권 남용, 김 전 차관 동영상 외 추가 동영상의 존재 가능성 및 일부 피해주장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에 과거사위는 관련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공수처 설치에 대한 입법적 논의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적극적 참여 등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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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는 31일 용산참사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1년6개월에 걸친 활동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고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특수강간 의혹의 수사권고 요청 여부를 두고 조사단 내부에서는 외부 조사단원들과 파견 검사들이 격론을 벌이는 등 잇따라 내홍이 발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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