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강남 대형 클럽 레이블’ 개장에 “버닝썬·아레나, 간판 만 바꿔 단 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올해 초 마약 유통부터 약물 강간과 경찰과의 유착 등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남 대형 클럽 ‘버닝썬’ 사태 이후 제2 버닝썬으로 불리는 강남 클럽 지난달 말‘레이블’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 클럽은 버닝썬 뿐만 아니라 가수 승리가 2015년 말쯤 외국인 성 접대 장소로 활용했고 최근에는 거대 규모의 탈세를 저질러 공권력의 표적 조사 대상으로 구설에 오른 강남 대형 클럽 아레나의 관계자들이 모여 설립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영업 형태나 규모가 버닝썬과 아레나와 무척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버닝썬’이 간판만 바꿔 다시 영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최근 ‘클럽 버닝썬’을 둘러싸고 고강도 조사 등에 나섰으나 사실상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났다는 비판을 받은 경찰 수사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 될 조짐을 보인다.

세계일보

앞서 지난 27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는 'YG, 강남 클럽과 커넥션' 편을 통해 YG 엔터테인먼트 2014년 7월 있었던 양 대표의 동남아 재력가 성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도 범죄의 온상지로 전락한 강남 클럽의 실태를 파헤쳤다. 이 방송에 따르면 양 대표의 성접대 의혹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버닝썬 사태’이후 잠시 영업에 몸을 사리던 대형 클럽들이 다시금 성행하고 있던 사실이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서는 지난달 말 쯤 새로운 대형 클럽인 ‘레이블’이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스트레이트의 취재에 의하면 이 클럽은 버닝썬과 아레나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지난 2월 말 갑작스럽게 폐업한 버닝썬이 문을 닫은 지 두 달 만에 다시 영업을 시작한 이곳에선 주말 밤 마다한 테이블에 200만원 가까운 비용이 소요되는 VIP석 스무개 등의 예약이 꽉 찼다.

클럽에선 거금을 쓰는 손님들이 등장할 때마다 ‘VVIP'라 적힌 달러 모양의 손팻말과 함께 화려한 불꽃 쇼가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 무대에서 거액의 현금을 뿌리는 손님들이 다시 등장했고 그럴 때마다 클럽 전광판에는 ‘왕이 다시 돌아왔다’라는 뜻의 영문인 ’KING IS BACK'이라는 문구가 반짝거렸다.

또한 이 클럽은 최근 버닝썬의 각종 의혹을 취재 및 보도한 SBS 시사고발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을 스크린에 틀어 놓고 마치 이 프로를 조롱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DJ는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는 김상중의 얼굴을 화면에 크게 띄우고 음악을 잠시 멈춘 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말입니다”등의 진행자이자 배우인 김상중의 멘트를 손님들에게 반복해서 들려줬으며 손님들은 마치 경찰의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를 농락하듯 이 사운드에 맞춰 춤을 췄다.

세계일보

전 강남권 MD는 스트레이트에 “(레이블 직원 중) 바운드, 아레나 클럽 출신이 한 80% 이상 정도 된다”고 밝혔다.

전 버닝썬 직원도 “‘버닝썬 직원 다 여기 있더라’ 아니면 그냥 좀 웃긴 말로, 우스갯소리로 ‘야, 버닝썬 구조변경한 줄 알았다고, 다 아는 사람이라고’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라며 “버닝썬 2탄이다. ‘버닝문’이다. 그런 식으로”라고 언급하며 버닝썬이 다시 영업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

스트레이트 측 취재진은 강남 최대 클럽인 아레나와 버닝썬이 수사 선상에 오르며 문을 닫고, VIP와 VVIP들은 그들의 놀이터가 되어 줄 새로운 클럽을 갈망했다고 분석했다.

이 클럽의 VIP 손님은 스트레이트에 “고액 손님들은 답답하다”라며 “놀 데가 없어서 지금 라운지바, 청담동 이런 데 다니면서 할 것 없고 재미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빨리 대형 클럽 오픈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전부 다 막 기다리고 있다. 하루 목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승리와 유리홀딩스 전 대표 유인석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됐고, 클럽과의 경찰 간 유착 의혹을 받았던 이른바 ‘경찰총장’ 윤모 총경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이 '혐의없음' 처분을 받으며 사실상은 ‘용두사미’ 수사가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에 버닝썬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유야 무야 되면서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별다른 성과 없이 초라하게 종료됐다. 그리고 이 같은 결과는 서울 강남의 새로운 호화 클럽 '레이블'의 성행으로 나타났다는 게 스트레이트 측의 분석이다.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이 사실상 ‘없었다’는 결론이 난 이번 수사 결과에 대해 전 강남권 MD는 스트레이트 측에 “그냥 뭐 이미 위에서 해결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아레나 자리에는 새로운 클럽이 들어설 예정이다. 승리의 동업자인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는 구속 상태에서 이 대표는 지인들을 통해 또 다른 클럽 개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한편, ‘스트레이트’의 진행자 주진우 기자는 방송이 전파를 탄 27일 트위터 글을 통해 “버닝썬이 문을 닫은 지 두 달 만에 이름만 바꿔서 똑같은 직원들, 똑같은 VIP 손님들, 똑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시작한 클럽 레이블”, “전직 버닝썬 직원 버닝썬이 구조변경한 줄 알았다.

다 아는 사람들”,“경찰이 버닝썬 경찰 유착 사건을 사실상 덮어버리면서 강남 클럽들의 재개장에 날개를 달아 줌”이라며 경찰의 부실 수사를 비꼬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스트레이트‘, 주진우 트위터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