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온순하다는 리트리버도 무는데…입마개는 맹견만?

헤럴드경제 성기윤
원문보기

온순하다는 리트리버도 무는데…입마개는 맹견만?

서울맑음 / -3.9 °
-동물보호법상 맹견 5종에만 입마개 착용 의무

-“견종 아닌 개체별로 관리 필요” 목소리도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계속되는 ‘개 물림’ 사고에도 여전히 관련 제도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일부 견종에 대해 입마개를 의무화했지만 입마개 의무 착용 대상이 아닌 개에게도 물리는 사고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9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로 삼청공원에서 어린이집 야외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원아 A 양이 공원에서 주인과 산책하던 개에게 왼쪽 팔이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반려견 주인을 과실치상 혐의로 같은 날 입건했다. 지난 12일에는 부산의 아파트 복도에서 올드 잉글리쉬 쉽독에게 중요 부위를 물린 남성이 병원에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기도 했다.

당시 A양을 문 개는 래브라도 리트리버로 알려졌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견주 등에게 확인한 결과 래브라도 리트리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평소 인내심이 강하고 친절한 탓에 시각 장애인의 안내견이나 재난 구조견 등의 역할을 하는 등 온순하다고 알려졌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6년 2111건, 17년 2404건, 18년 2368건 등 최근 3년 연 2000건 이상의 개물림 사고가 일어났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박중완ㆍ김도균 교수팀이 지난 3월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인구 1000명당 개에 물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2011년 5.6명에서 2016년 7.6명으로 5년 새 2명이나 늘었다. 또 2011년~2016년 개에게 물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4.9%가 중상 환자로 분류됐다.


개물림 사고가 빈번하고 일어나고 있지만 현재 동물보호법은 입마개 착용 의무를 일부 맹견에게만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맹견으로 분류되지 않는 다른 종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는 도사견 등 5종을 ‘맹견’으로 분류해 외부활동 시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지만 리트리버는 이 맹견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24일 A양을 문 리트리버는 하네스(가슴줄)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입마개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에게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사람이 다쳤을 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법상 맹견이 아닌 개에게 물린 경우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돼 견주는 최대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과료 조치를 받는다.


현장에서는 입마개 의무 착용 대상을 종으로 분류할 게 아니라 개체별로 분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반려견의 위험성을 종으로 일괄적으로 분류할 게 아니라 개별 개체로 판단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 개들은 공격성 평가 방안을 마련하고 선진국처럼 반려견의 사회화 교육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품부 관계자는 “맹견 등 흔히 위험하다고 분류되는 개만 무는 게 아니라 작은 개도 물 수 있고 온순하다고 알려진 개도 우발적으로 물 수 있다. 소유자들은 항상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반려견 만질 때라든지 접근할 때 허락을 받고 만진다든지 에티켓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ysung@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