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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미국이 원해도 안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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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G 사업 배제, 부품·소프트웨어 차단에 정면 대응

“협상 필요없다. 트럼프 대통령 전화 안 받겠다”

“트위트 모순 투성이. 어떻게 ‘협상의 달인’됐나” 쓴소리도

“미국, 우리 기술력 못 갖춰”…“우리가 앞서니까 공격하는 것”

중 일각 ‘애플에 보복’ 주장엔 “내가 먼저 반대할 것”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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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이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맞서 출혈을 감수하고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화웨이 문제를 미-중 무역협상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농담하는 거냐. 협상할 필요 없다. 그냥 무시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런 회장은 27일 미국 <블룸버그>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해도 내가 받지 않을 수 있다. 하긴, 트럼프 대통령은 내 전화번호도 없을 거다. 그러니 대체 누구랑 협상을 하겠다는 거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 메시지를 봤는데, 자기 모순으로 가득차 있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지 모르겠다”며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 제품을 산 적이 없다. 앞으로 미국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 해도 내가 팔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한 데 이어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와의 거래까지 사실상 금지시켰다. 반도체 등 부품은 물론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급하던 소프트웨어까지 차단돼, 화웨이 매출의 절반가량인 스마트폰과 노트북컴퓨터 등 소비자 부문의 손실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런 회장은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지만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경쟁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상장사가 아니어서 성장이나 이익만 추구하지 않는다. 살아남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런 회장은 ‘화웨이의 급성장은 지식재산권 침해와 중국 정부의 막후 지원 덕분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는 “미국의 미래에라도 가서 기술을 훔져왔다는 얘기냐”며 웃었다. 그는 “미국은 우리가 보유한 기술력이 없다. 우리가 뒤처져 있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공격하는 데 그렇게 많은 공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앞서 있으니 공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런 회장은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며, 모든 걸 멋대로 관리할 수는 없다”며 “미국 외의 국가들은 각각 이해관계와 입장에 따라 우리와의 거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애플에 대한 보복론’에 대해서는 “애플은 내 스승이며, 애플이 없었다면 모바일 인터넷도 없었을 것”이라며 “보복하지도 않겠지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내가 맨 앞에서 반대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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