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무능을 이용하고 있던 귀족들은, 때때로 왕의 미친 행동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그를 치료할 의사를 선발한다. 독일 어느 마을의 의사가 뽑힌다. 여기서 덴마크 왕궁의 파란이 시작된다. 그는 그냥 평범한 의사가 아니었다. 무명의 계몽 철학자였고, 뛰어난 설득력과 정치개혁의 의지가 인물이었다. 왕은 그를 자신의 가장 가까운 벗으로 여기게 되었고, 왕비는 그의 매력에 빠진다.
덴마크 감독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의 작품 '로얄 어페어'의 내용이다. 지난 해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러 영예를 얻은 이 영화는 덴마크, 스웨덴, 그리고 체코 세 나라의 합작으로 출품되었다. 주로 악역을 맡아왔던 매즈 미켈젠이 독일 의사로 나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 주연상을 수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덴마크 정치혁명의 낭만과 함께 그 처절한 과정을 보여준다.
왕은 독일의사의 설득으로, 태형제도를 철폐하고 보육원을 설치하며 접종 시스템을 도입하여 의료개혁을 추진해나간다. 뿐만 아니라, 세금제도를 대대적으로 혁파해서 귀족들의 특권을 해체해나가기 시작한다. 또한 검열제도를 없애고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며 민중의 권리를 옹호하는 정치를 펼쳐나간다. 이러는 사이, 요한과 왕비의 관계는 깊어간다.
영화 제목 '로얄 어페어'는 왕정이라는 의미와 함께, 왕궁에서 벌어진 불륜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좀 더 살펴보면, 이는 덴마크 정치개혁이 왕과 왕비, 그리고 계몽주의 철학자 이 셋의, "당대의 기존질서에서 이탈한 공모"라는 의미를 가진다. 귀족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결국 왕비와 의사 사이를 간파한 이들은 이것을 반격의 자료로 삼아 개혁정치를 좌절시킨다. 의사는 단두대에 목이 잘리고 왕비는 내몰린다.
하지만, 왕과 왕비, 그리고 의사 이 세 사람이 함께 남긴 아들과 딸이 그 뒤를 이어 덴마크 정치는 새로운 혁명의 시기로 돌입한다. 역사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 주도하는가로 판가름 난다.ⓒ 메트로신문(http://www.metroseoul.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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