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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대책준비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막는데 총력'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25일 게임 질병코드 도입을 결정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제안(ICD-11)을 채택한 것이다. 총회 폐막인 28일에 회의 결과를 보고하는 절차만 남았다. 게임업계와 질병코드 도입 반대 진영이 뼈아픈 결과를 맞게 됐다.
이날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준비위원회(공대위)는 곧바로 반대 성명을 냈다.
공대위는 '질병코드 지정은 UN 아동권리협약 31조에 명시된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 입장과 같이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 생각되며 이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공대위는 '게임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을 최대한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9일 공대위는 출범을 공식화한다. 차후 반대 활동에 대한 실행 계획도 공표할 예정이다.
WHO의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 있다. WHO에 한국대표단으로 나간 보건복지부의 입장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보건복지부는 게임중독의 질병코드화 계획을 포함한 '정신건강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WHO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를) 최종 확정하면 받아들이겠다'고도 말했다.
국제질병분류11차개정안(ICD-11)은 WHO 회원국 대상으로 2022년부터 적용이 권고된다. 국가별로 정책을 세워 시행할 수 있다. 그에 앞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게임이용장애 항목을 넣을지 결정도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와 정신의학계 그리고 공대위를 포함한 반대 진영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공대위엔 총 84개의 공공기관과 학회, 협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와 문화연대가 목소리를 크게 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단체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에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이용장애를 규정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전문가들의 합의가 배제된 주제라는 것 그리고 명확한 결론이 현재까지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화연대는 보건,의학 관점의 게임 규제 논의가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과 마약, 알코올, 담배를 동일선상에 놓고 규제하겠다는 '게임중독법' 논의가 반복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9일 WHO에 게임중독의 질병 지정을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적극적으로 움직이진 않았다. 이번에 WHO의 결정이 나온 이상, 문체부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게임업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이후 '게임이 곧 질병'이라는 낙인 효과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게임산업의 위축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가운데 의사들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중독자를 양산하는 폐해가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대위는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권리인 게임을 향유하는 과정에서 죄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되었으며 게임 개발자들과 콘텐츠 창작자들은 자유로운 창작적 표현에 있어 엄청난 제약을 받게 됐다'며 질병코드 채택의 반작용을 우려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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