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21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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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79)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에 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사흘 전 자신의 재판에는 나왔었는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는 출석을 거부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24일 오전 10시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을 열고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소환했으나 불출석했다. 7번째 불출석이다.
재판부는 이날 김 전 기획관에 대해 법정 과태료 최고액인 500만원을 부과했다. 형사소송법 151조에 따르면 법원은 소환장을 송달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때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은 본인이 피고인인 형사재판에는 출석하는 반면 중요 증인으로 채택된 이 사건에는 소환장을 정식으로 전달받고서도 출석의무를 회피해 출석하지 않고 있다"며 "아무리 살펴봐도 정당한 불출석 사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재차 구인장을 발부했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은 오는 29일로 잡았다. 당초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었는데, 김 전 기획관 불출석으로 재판 일정이 늦어지게 된 것이다. 검찰은 이 같은 재판부 결정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변호인 측이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한 번 기약 없이 절차를 되돌려달라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획관의 출석과 무관하게 항소심 절차는 종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이 본인 재판에는 출석하고 소환장까지 전달받았으므로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절차를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기획관이 오는 29일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7일 이내 감치에 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하며 "증인이 소환을 피하면 그만이라거나 영장이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은 법 집행기관이자 대변자로서 영장을 엄정하게 집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1일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는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이전까지 그는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가 "서류 송달이 안 되고 있다. 실제로 어디에 거주하느냐"고 묻자 김 전 기획관은 "지인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했었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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