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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팝인터뷰③]남궁민 "연기 인생 20년, 이젠 저 자신과 싸움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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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김나율기자]연기 인생 20년 차, 남궁민에게는 자신과 싸움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2001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로 데뷔, 조연부터 차근차근히 올라오며 주연을 꿰찬 남궁민. 그가 주인공을 차지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년 동안 위기도 있었고, 기회도 있었다. 그에게는 모든 순간이 지금의 순간을 위한 밑거름이었고 소중했다. 남궁민에게 연기는 어떤 의미인지, 그의 연기 철학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남궁민은 "연기를 하면서 정말 힘든 순간은 없었다. 연기하는 자체가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촬영장에서 육두문자가 날아다녔다. 그렇게 혼날 때도 저는 '네.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성격이었다. 나중에는 '쟤는 무엇을 해도 괜찮을 거야'라고 하시더라. 그렇지만 그때도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굳이 꼽아보자면, 연기하지 않은 2년의 세월이지 않을까"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2년 동안 불러주는 곳은 있었다. 그러나 초반에 받은 배역보다 상황이 안 좋아지더라. 그때 '구암 허준'이라는 사극을 접했다. 사극을 해본 적이 없어서 끌렸고 해보고 싶더라. 사극 말투 때문에 고생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신선하고 자극적이었다. 그때 열정이 불타올랐다. 저는 힘든 감정을 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만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연기적인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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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제 연기에 대해 '잘한다', '못한다'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제가 발전이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한 거다. 누군가와 비교하는 게 아닌, 남궁민이 남궁민이라는 사람을 바라봤을 때 말이다. 저 자신과 싸움이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 제 연기를 좋게 평가해주면 위안만 될 뿐이지, 항상 저 자신을 체크하고 고민한다. 세상 어느 누가 연기를 완벽하게 할 수 있겠나. 그런 생각들에서 좋은 연기가 나오는 거지, '난 연기를 잘해'라고 생각하며 하는 배우는 없을 거다."

남궁민은 끊임없이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데뷔 초 남궁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지금의 이미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한 사람의 이미지는 웬만해서 바뀌기 쉽지 않다. 편견을 이겨내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된 비결은 뭘까. 남궁민은 "지금은 제게 '실제로 무서울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예전에는 미팅을 하러 가면 '유약해 보인다'는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정반대가 됐다. 제가 그 틀을 일부러 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사람 안에는 매우 많은 모습이 담겨있고 어떤 캐릭터를 만나냐에 따라서 극대화되는 거다.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를 통해 제 이미지가 깨지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어떤 역할이든지 간에 재미를 드릴 수 있다면 도전할 계획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한 남궁민에게 인생 캐릭터는 무엇이었을까. 의외로 남궁민은 아직 인생 캐릭터를 만나지 못했다고 답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나 되게 부족하구나'라는 생각만 든다. 그걸 스스로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원동력이 된다. 저는 스스로 '아직은 좀 더 배워야 해'라고 말하고 생각으로 이어진다는 게 장점인 것 같다. 누가 이야기해서가 아닌 나 스스로가 그런 것을 아는 것. 그래서 저는 아직 인생 캐릭터를 못 만난 것 같다."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열정이 가득했던 남궁민. 마지막으로 그는 연기를 '애인'이라고 정의 내리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애인은 힘들고 나를 괴롭게도 만들지만, 즐겁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 않나. 정말 꼴도 보기 싫을 때가 있어도 없으면 힘든 것처럼. 작품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저 자신을 스스로 채워가고 싶다. 연기라는 건 이제 제 생활이기 때문에 생활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연기를 안 하면 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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