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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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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인터뷰](5)조광한 남양주시장|왕숙신도시(GTX 추진 3기 신도시), 남양주 균형개발에 ‘촉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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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민선 7기 시장에 당선된 조광한 남양주시장(61) 집무실에는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던 결재 책상이 없다. 대신 커다란 회의탁자 중앙에는

‘남양주시장 조광한’이라는 명패만 있다. 집무실 한쪽에는 남양주시 현안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대형 현황판이 세워져 있다. 공직자와 민원인 간 간격을 좁히고 불필요한 결재 시간을 줄이려는 조광한 시장의 시정철학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남양주 왕숙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조 시장 행보가 더 분주해졌다. 광역교통망을 확보해 기업과 일자리를 끌어들이는 한편 남양주를 복지·친환경 도시로 만들겠다는 조 시장의 생각을 들어봤다.

매경이코노미

1958년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민주당 선전국장/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 비서관/ 한국가스공사 감사/ 미국 조지타운대 객원연구원/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 석좌교수/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2018년 남양주시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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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몇 년 새 남양주시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그간 남양주시 발전상과 정책 성과를 평가 바랍니다.

A 남양주시는 짧은 기간에 인구 68만명의 대도시가 됐습니다. 다만 외형적으로만 대도시가 된 것이고 실상은 중심 도심이라 할 만한 곳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서로 생활권이 달라 연결되지 않은 때문이죠. 그간 남양주시가 ‘인구 10만’ 정도의 도시로 여겨진 이유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업이나 백화점, 극장,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자족 기능 없이 서울 지역 주택난을 해소할 베드타운으로 전락했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임 이후 정부부처, 국회, 한국도로공사 등 관련 기관들을 계속 찾아다녔습니다. 남양주시 현실을 알리고 해결 방안을 협의해온 결과 3기 신도시 왕숙지구라는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더불어 올 들어서는 그간 부족했던 주민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하거나 개선하는 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청학천과 수락천 불법 지장물 철거를 시작으로 하천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드릴 계획입니다. 또 남양주시 내 도서관 12곳을 거실같이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은 열람실 역할밖에 못하고 있거든요.

Q 지난 3월 말 보름 동안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들었습니다. 스웨덴,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등을 방문했다고요.

A 스웨덴 헤뤼다시와 우호교류 의향서를 체결했습니다. 복지 선진국인 스웨덴에서 ‘개방형 어린이집’을 벤치마킹할 수 있겠더군요. 우리나라 어린이집처럼 한 곳에만 등록하고 등원하는 것이 아니라, 거점마다 설치된 일종의 공공 키즈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식입니다. 남양주시에도 이런 개방형 어린이집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사무국을 방문해 남양주시 조안면에 세계적인 국제 인문학포럼을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했습니다. 다보스포럼을 벤치마킹한, 가칭 ‘정약용포럼’을 구상 중입니다. 초기에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중심이 돼 1750~1850년대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해 토론하고 점차 전국적·세계적 포럼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이탈리아 자매도시와는 청소년·문화체육·농축산업 분야의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고, 독일에서는 FC바이에른뮌헨이 남양주시 진출을 원한다기에 직접 만나 유소년축구교실 운영에 대해 협의를 했습니다.

핵심은 한 가지, 남양주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죠. 남양주시 강점을 꼽으라면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수려한 자연경관, 풍부한 역사 자원 세 가지입니다. 미래에는 남양주시를 친환경적이면서 복지 수준과 산업 생산성이 높은 도시로 가꾸고 싶습니다.

Q 왕숙신도시에 이들 국가의 도시 디자인 개념을 적용하려는 것인가요. 3기 신도시 청사진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A 왕숙신도시에 스웨덴의 신도시 계획과 친환경 시설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하천을 활용한 친수 주거공간, 보타닉가든 같은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생활쓰레기를 자동으로 모으고 자원을 순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역사 주변은 특화구역으로 지정해 역세권을 활성화할 생각입니다. 간결하고 차별화된 건축물과 교통시설을 마련해 정돈된 도시경관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스웨덴에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친환경 도시가 되는 데 어떤 굵직한 사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것을 조금씩 줄여나가다 보니 상당한 양의 화석연료를 절감하고, 절감하다 보니 친환경 국가나 친환경 도시가 완성되더라는 것이지요. 다만 친환경 도시가 된다 하더라도 주거와 일자리가 공존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Q 언급한 대로 왕숙신도시의 핵심은 주거와 일자리일 텐데 이를 위한 철도, 도로 교통망 확보가 시급해 보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올 연말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할 수 있겠습니까.

A GTX B노선은 왕숙1지구에 계획돼 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GTX B노선 예타 통과를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만 3기 신도시를 유치한 지금은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 판단됩니다.

수도권 광역교통대책에 따라 2021년 상반기 준공되는 진접선(4호선), 2022년 말 준공되는 별내선(8호선), 그리고 현재 운행 중인 경춘선과 경의중앙선이 모두 연결되면 그동안 긴 배차 간격과 불편한 환승체계로 외면받았던 철도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또 강변북로 상습 정체 3개 교차로(가운사거리·삼패사거리·토평삼거리) 지하화·입체화, 외곽순환고속도로(판교~퇴계원) 복층화 등이 완료되면 남양주를 비롯한 수도권 동북부 지역 교통이 크게 개선됩니다. GTX B노선 건설, 분당선과 경춘선 직접 연결, 서울외곽순환도로 복층화 등 광역교통시설이 조속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습니다.

3기 신도시를 발표한 정부의 목표가 주거 수요 분산에 따른 집값 안정이라면 ‘선 교통대책 후 입주’ 원칙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교통대책이 최우선으로 마련되지 않으면 3기 신도시 입주민은 장시간 출퇴근해야 할 테니까요.

Q 어쨌든 신도시가 제대로 안착하려면 자족이 가능해야 할 텐데요. 기업 유치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입니까.

A ‘100만 인구 도시’ 진입이 머잖은 남양주시는 최근 3년간(2016~2018년) 127개 기업을 유치해 총 2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고 21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습니다. 3기 신도시와 교통망 확충을 계기로 지역 산업 규모가 더욱 커질 것에 대비해 다양한 지원책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남양주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남양주는 지가가 여느 수도권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게다가 남양주시청에서 서울 잠실까지 거리가 13㎞에 불과합니다. 재차 강조하건대 철도·도로 교통이 제시간에 갖춰진다면 기업이 출퇴근 문제로 인재를 놓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Q 다산신도시가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는데 개발 초점이 왕숙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균형발전을 위한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왕숙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덕분에 그간 사업성이 낮아 추진이 불투명했던 GTX B노선 조기 착공에 물꼬가 트였습니다. 현재 수도권 외곽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구간이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서울 강동구로 넘어가는 구간입니다. 현재 남양주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으니 많은 인구가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앞으로 진접지구까지 입주를 마치면 교통이 마비될지도 모릅니다. 철도·도로 교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즉, 출퇴근이 힘들어져 인구가 도로 서울로 빠져나가면 다산신도시 집값 역시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결국 3기 신도시를 계기로 3조원 규모 교통망이 확충돼야 남양주 다산·진접도 수혜를 볼 것이라 믿습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9호 (2019.05.22~2019.05.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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