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靑, 통계 지표 취사 선택...경제 현실 외면"
청와대는 19일 고용 상황이 올해 들어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어 희망적이며 월별 취업자 증가수도 작년과 비교하면 획기적 변화라고 했다. 또 이같은 변화는 상당 부분 정부 정책의 결과라고 했다. 다만 자영업과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증가 수 감소가 전체 고용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해당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정책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19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최근 고용동향과 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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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각종 통계를 종합하면 고용 상황이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고, 어렵기는 하지만 희망적"이라며 "그 배경에는 정책 성과도 있다. 추경안이 통과되면 고용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취업자 수와 관련, 정 수석은 "작년 취업자 증가 수는 약 9만7000명이었는데,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수는 2월 26만여명, 3월 25만여명, 4월 17만여명"이라며 "작년과 비교하면 획기적 변화"라고 했다. 그는 "국내 주요 기관들이 올해 예측한 취업자 증가 수는 10만∼15만명이었는데 지금 수치는 그 예측도 뛰어넘고 있다"며 "정보통신 분야를 합해 10만명 이상 취업자 증가 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정부의 제2벤처붐 정책이나 4차 산업혁명 정책 결과라고 본다"고 했다. 또 "작년 제조업 취업자 증가 수 감소를 주도한 자동차·조선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시황 변화와 함께 정부 정책지원이 한몫 했다고 본다"고 했다.
정 수석은 고용률과 고용의 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고용률 면에서도 2018년 하반기 -0.3∼-0.1%였는데, 올해 들어 2월 이후 -0.1%와 1% 사이에 걸쳐있다. 고용률 면에서 개선되고 있다"면서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상용직 증가 수가 평균 30만∼40만명 정도 지속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매달 50만명 이상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힘든 세대인 청년세대 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린 바 있는데, 이런 통계를 봤을 때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어렵지만 희망이 있다"고 했다.
다만 정 수석은 "여전히 자영업·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전체 고용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향후 정책 핵심 방향은 이런 점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공공분야 일자리 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과 함께 민간 일자리 창출을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공공분야의)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민간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니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며 "(민간 부문에서는) 제조업 활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스마트공장 중심으로 제조업 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자영업자 대책과 관련해서는 "작년 말 소상공·자영업자와 함께 소상공·자영업 성장 혁신 정책을 만든 바 있다"며 "이 정책이 하루빨리 성과가 나오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함께 만든 소상공·자영업자와 매달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경제계를 중심으로 "청와대가 지표의 일부를 취사해 정부에 유리하게 인용했거나, 불리한 지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통계 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등으로 인한 청년 취업난과 자영업의 고통 등 경제 현실을 외면한 것처럼 보이는 말들"이라고 했다.
정 수석이 '작년과 비교해 획기적'이라고 한 월별 취업자 수 증가가 대표적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올해 1~4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17만6000명으로, 박근혜 정부(2013~2017년) 1~4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36만6000명)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또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등이 반영되기 시작한 작년 같은 기간(16만8000명 증가)과 비교해도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8000명 정도 더 나온 수준에 그쳐서 1년새 '획기적'이라고 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 4월에는 실업자 124만5000명에 실업률은 4.4%를 기록, 두 지표 모두 4월 기준으로 1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11.5%를 기록해 2000년 이후 최고였다. 일자리의 질(質)과 관련해서도 '공공 일자리' '초단기 알바' 등이 속한 '주당 17시간 미만' 일자리가 지난달 36만2000명 늘어 취업자 통계 작성(1982년) 이래 가장 많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악화된 성장 관련 지표는 언급하지 않거나 강조점을 두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진국을 포함해 세계 경기가 비교적 순항하는 가운데 한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3%로 추락한 상황이다. 또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2개월째,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개월 연속 하락해 경제주체들의 심각한 경기 인식을 나타내고 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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