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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 설명회, 주민 반발에 잇달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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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설명회가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중단됐다.

16일 오전 10시 남양주 종합운동장 체육문화센터 실내체육관에서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개최됐으나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항의로 20여분만에 무산됐다. 오후 3시에 열린 ‘남양주왕숙2 공공주택지구’ 설명회도 10여분 만에 파행됐다.

조선비즈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도중 지역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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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 왕숙지구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왕숙지구의 신도시 개발계획은 원천무효"라며 "정부가 제시한 선교통 후입주 원칙도 그동안 2기 신도시 개발과정을 봤을 때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 의사는 묻지도 않고 그린벨트를 해제해 개발하겠다는 정책은 황당하다"며 "서울시 그린벨트는 건드리지 않고 남양주 왕숙지구 그린벨트만 해제해 아파트 공급을 하겠다는 건 차별"이라고 했다.

남양주는 교통 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다산·별내신도시에 이어 왕숙신도시까지 개발되면 공급 폭탄을 맞게 된다는 게 주민들의 불만 사항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서울 집값이 뛰어 불이 났는데 왜 남양주에 물대포를 쏘느냐"며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지켜 쾌적한 환경에서 살면서, 남양주 그린벨트는 해제해 개발하겠다는 건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 중 그린벨트 환경평가등급 관련 발표에 항의가 이어졌다.

LH측이 그린벨트 환경평가등급에서 왕숙지구의 52.9%가 1·2등급이라고 발표하자 주민들은 조사 시기와 기준, 결과가 엉터리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주민들은 개발 예정지 대부분이 보존 가치가 높다며 사업 중단을 주장했다.

박광서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은 겨울 2달 동안 허술하게 작성됐다"며 "대다수 수용 예정지가 보존이 필요한 환경 1·2등급 그린벨트인데, 정부가 법이 아닌 지침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며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강혁 왕숙2지구 주민대책위원회 수석총무는 "현지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으로는 주민설명회를 열 수 없다"며 "적어도 1년에 걸쳐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일패동 논에는 봄이 되면 법정 보호종인 맹꽁이가 살고, 여름철에는 해오라기도 산다"며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않고 초안을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근 사무국장은 "남양주에서 평생 농사를 짓고 산 주민들은 갑자기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자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남양주 왕숙지구 주민설명회는 애초 지난달 24일로 예정됐었지만, 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과천 등 4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3기 신도시 전면 백지화 연합대책위원회(연합대책위)’에서 설명회 일정을 미뤄줄 것을 요청하고 국토교통부가 이를 받아들여 연기됐다.

LH 관계자는 "설명회를 다시 열거나, 추후 공청회 방식으로 전환해 왕숙지구에서 추천한 주민 패널과 LH, 국토부 관계자가 모이는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m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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