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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전직 수장 구속…버닝썬 부실수사...수사권 조정 앞두고 곤혹스런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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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명(55) 전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경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사권 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경찰의 전직 수장이 구속수감되면서 ‘경찰이라고 믿을 수 있겠느냐’는 여론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던 ‘버닝썬 수사’ 역시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아 경찰은 더욱 수세에 몰린 모습이다. 경찰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입건해 맞불을 놓았지만 이 역시 수사 성과를 담보하긴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였던 2016년 4월 총선 당시 정보경찰을 활용해 선거 정보를 수집해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등으로 강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고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15일 발부했다. 같은 혐의를 받은 이철성(61) 전 경찰청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강 전 청장 구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경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강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왔다고 하지만 미묘한 시점에 전 경찰청장이 구속됐다”며 “구속 시점과 수사 시작 시점들이 묘하게 얽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잘못한 부분을 바로 잡고, 이를 경찰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착잡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강 전 청장이 구속된지 불과 12시간도 안된 시점인 16일 오전 문무일 검찰총장은 그동안 미뤄왔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수사권조정에 대한 검찰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다시한번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국민눈높이에 맞지 않는 ‘버닝썬 사태’ 수사결과는 검ㆍ경 수사권조정 대립 국면에서 경찰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승리 영장은 기각됐고 유착 수사는 윤 총경 외에 추가인물이 없었으며, 때마침 전직 경찰의 수장까지 구속됐다. 특히 패스트트랙에 반대했던 오신환 의원이 바른미래당 새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패스트트랙 여야 4당 공조가 흔들릴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경찰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해진 상황이다.

수세에 몰린 경찰이 검찰 수장이었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며 반격을 시도하는 모양새지만 이 역시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경찰이 강제 수사를 하기 위해선 검찰에 영장을 신청해야 한다. 검찰이 이를 반려할 경우엔 경찰은 사실상 강제 수사가 불가능하다. 관련 수사가 ‘검찰 대 경찰’ 구도로 흐르면서 검찰이 자신의 조직 전직 수장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순순히 응해줄 것이라 기대키도 어렵다.

전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 등 4명을 입건했다. 임은정 검사는 대검에 이들의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25일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임 검사는 고발장에서 2015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A 검사가 고소인의 고소장을 잃어버린 뒤 이를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A 검사에 대한 징계없이 사표를 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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