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유착 의혹’으로 시작 ‘부실수사’로 끝난 버닝썬스캔들

승리 영장 기각, 재신청 없을 듯

윤 총경 직권남용 혐의만 적용

100일 넘게 진행…사실상 마무리

가수 승리(29ㆍ본명 이승현)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버닝썬 수사가 ‘부실 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경찰과 강남 클럽과의 유착 의혹 수사에서도 경찰은 ‘경찰총장’으로 호칭됐던 윤총경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만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김영란법 적용은 물론 뇌물죄 적용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100일 넘게 진행된 ‘버닝썬 수사’를 이날 수사결과 발표와 함께 사실상 마무리 한다. 경찰은 승리 영장 재신청과 관련해 “지금 현재로서는 재신청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서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장 재신청 부분은 수사가 거의 마무리에 와있고 기각 사유를 아직 못봤다. 지금 현재로서는 재신청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청은 ‘윤모 총경 관련 유착 의혹 사건 수사결과’ 발표에서 윤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범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승리가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현직 경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3월 승리와 윤 총경 사이의 유착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7월 한 라운지바가 단속된 사안과 관련해 자신의 하급자인 A경감에게 단속관련 내용을 문의했고, A경감은 이후 관련 내용을 파악해 단속 사실과 단속 사유 등에 대해 윤총경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윤 총경과 A경감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고, A경감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한 경장에 대해서는 비밀누설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의 수사는 그러나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경찰은 윤 총경에게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했으나 액수가 모자라 의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총경이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로부터 제공받은 금액이 2년에 걸쳐 268만원으로 청탁금지법 상 형사 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 매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유리홀딩스 유대표와 윤총경 사이 유착 의혹과 관련해 “골프접대 시점이 윤 총경의 라운지바 사건 개입 시점과 1년 이상 차이가 나고, 접대 금액과 횟수 그리고 윤 총경 역시 일부 비용을 부담했다”며 “장기간 여러번에 걸쳐 친분을 쌓기 위한 과정중에 이뤄져 대가성이 인정되기 어려워 뇌물죄 적용은 어렵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신 경찰은 청문 기능에 윤총경 비위 사실을 통보한는 선에서 수사를 종결했다.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 역시 경찰 수사에 비판이 가해지는 이유다. 전날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승리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유모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승리 영장 발부를 자신했던 경찰은 15일 관련 수사 결과 일체를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수사결과 발표 불과 12시간을 앞두고 승리 영장이 기각되면서 ‘부실 수사’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다. 이미 10번이 넘게 소환 조사를 통해 관련 사실에 대해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승리는 2015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사업가 일행에게 성매매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강남 클럽 버닝썬의 자금 일부를 개인 용도로 횡령했고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유흥주점인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혐의 등도 받는다.

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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