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은 지난 4월 중순 팀이 중상위권에서 순위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어차피 시즌을 길게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시즌 막판에야 결정됐다"라며 "강팀으로 분류되는 SK와 두산 등은 올해도 앞서가겠지만 나머지 가을야구 진출 팀은 결국 시즌 막바지에 결정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O리그는 최근 수년간 페넌트레이스가 끝나기 직전에 최종 순위가 결정됐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는 143경기째에 5위를 확정했다.
한화 이글스는 마지막 144번째 경기에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2017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혀 다른 조짐이다.
키움 히어로즈 |
페넌트레이스 총 720경기 가운데 약 30%인 213경기를 치른 14일까지 상위 5팀과 하위 5팀의 성적이 현격히 갈라지고 있다.
5위 키움(25승 19패, 승률 0.568)과 6위 한화(19승 22패, 승률 0.463)의 승차는 벌써 4.5게임 차로 벌어졌다.
정금조 KBO 경기본부장은 "역대 프로야구에서 시즌 초반에 상위 팀과 하위 팀의 성적이 이처럼 갈라진 경우는 기억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의 3분의 1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4.5게임 차는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화가 키움을 따라잡으려면 양 팀 맞대결에서 5연승을 거둬야 한다.
KBO리그에서는 한 팀이 상승세를 타더라도 한 달에 만회할 수 있는 승차를 최대 3경기 차 정도로 보고 있다.
4.5게임 차는 6위팀이 연승을 달리더라도 5위팀이 연패에 빠지지 않는다면 쉽사리 따라잡을 수 있는 승차가 아니다.
키움이 향후 10경기에서 5승 5패에 그친다고 가정하고 한화가 앞서기 위해선 10연승을 거둬야 한다.
키움이 승률 딱 5할에서 제자리걸음을 할지도 미지수지만 현재 한화 전력으로 10연승을 하기는 더욱 어렵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한화 이글스 |
KBO가 '5강 5약' 양극화를 우려하는 것은 시즌 초반에 가을야구 진출팀이 사실상 굳어지면 관중 동원에 치명타를 입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14일까지 237만4천870명이 입장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줄었다.
새 구장 효과를 보는 NC 다이노스가 78%나 증가했고 삼성 라이온즈도 12% 늘었지만, 나머지 8개 구단은 일제히 감소했다.
하위 팀은 말할 것도 없고 1, 2위를 다투는 SK(-14%)와 두산(-13%)도 관중이 대폭 감소한 것은 '당분간 팀 순위가 변하지 않는다'라는 팬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가 없는 경기는 당연히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KBO가 올 시즌 관중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일찍 리그 판도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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