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접대·성매매·횡령' 승리에 "증거 인멸 등 구속사유 인정 어렵다”

승리, 성매매·성매매 알선 등 4가지 혐의 / 형사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운데)가 14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윤종 기자

법원이 성매매 알선과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인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사업 파트너로 함께 투자회사 유리홀딩스를 세운 유인석(34)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승리와 유 전 대표에 대해 “주요 혐의인 법인자금 횡령 부분은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와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 책임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머지 혐의 부분과 관련해서도 그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 경과와 그 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 인멸 등과 같은 구속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승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약 2시간40분 동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받았다.

그는 영장 실질심사 전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유 전 대표도 같은 시간 심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승리는 성매매 알선 외에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성매매, 식품위생법 위반 등 4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알려진 혐의는 성매매 알선과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이었는데, 경찰 조사에서 성매매가 추가로 드러났다.

승리와 유 전 대표의 성매매 알선 혐의는 2015년 성탄절 파티에서 방한한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위해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을 동원했다는 내용이다. 조사받은 여종업원 대부분이 이런 사실을 시인했고, 유 전 대표 역시 혐의를 인정했으나 승리는 부인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이른바 ‘버닝썬 수사’ 브리핑에서 “승리의 2017년 필리핀 팔라완 생일 파티 당시의 성접대 의혹은 구속영장에서 제외했다”며 ”혐의가 명확히 드러난 부분만 (구속영장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승리는 불법 촬영된 동영상과 사진, 음란물 등을 다수가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불법 촬영물 유포)도 받은 바 있다.

다만 승리는 사진을 받아 유포한 것은 맞지만 촬영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또 버닝썬 자금을 2016년 서울 강남에서 함께 차린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빼돌렸다는 혐의(횡령)도 받는다.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는 승리와 유씨가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뒤 실제로는 유흥주점으로 운영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단체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이 몽키뮤지엄 수사 상황을 알아봐줬다는 의혹(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이날 영장 실질심사는 지난 2월26일 경찰이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지 78일 만의 일이다.

당시 승리는 이튿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고, 지난 3월10일 피의자로 전환됐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