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신도시 12곳 공공사업자 이익 남겼을 것
3기신도시 취소·주거복지 차원 정책 추진해야
최승섭(맨 왼쪽) 경실련 팀장이 14일 오전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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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3기 신도시 발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서부권인 고양창릉지구와 인천계양지구가 3기 신도시 예정지로 확정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한 인근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번엔 시민단체가 신도시 개발 정책방향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를 비롯한 공공사업자가 판교신도시 개발로만 6조원이 넘는 이익을 얻었다며 공공·민간사업자를 배불리는 3기 신도시 개발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춰 주택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14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막대한 개발 이익을 노리고 신도시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신도시 개발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만들지 않는 한 3기 신도시는 주거 안정보단 부동산 투기, 집값 불안만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대표적 사례로 2기 신도시인 판교신도시를 손꼽았다. 개발 과정에서 공공사업자로 참여한 토지·주택공사, 경기도, 성남시가 개발 이익으로 6조3330억원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였다.
경실련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개발 과정에서의 매출은 △택지 판매 12조4200억원 △아파트 분양 1조5000억원 △임대 수입 2860억원 등 14조2080억원에 달한 데 비해 사업비는 △택지조성원가 6조1690억원 △아파트 건설 1조7060억원 등 7조8750억원에 불과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채권판매수익으로 1조6770억원을 벌었다.
앞서 2005년 경실련은 판교신도시 개발이익이 정부의 채권판매수익을 포함해 10조620억원이라고 발표했지만 당시 신도시 개발을 담당하던 건설교통부는 이를 두고 1000억원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경실련의 추정치는 경실련이 2005년 1차 추정에 실제 택지판매·분양 현황과 사업비 변경 등을 수정 반영한 결과다.
경실련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를 안정하겠다는 목적으로 공공사업자에게 강제수용과 용도변경, 독점개발 등 특권을 부여했는데, 이를 정부 혹은 공기업이 주체가 되는 공영개발이 아니라 임대주택용지까지 민간에 매각하는 개발로 정부가 이익을 얻었다고도 일갈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은 “판교신도시 사업을 투명하게 평가해 (정부가 주장한 1000억원과) 63배 차이나는 개발이익 규모를 밝히고 추가 이득을 전액 환수해야 한다”며 “고발하는 방안뿐 아니라 직무유기한 부분까지 찾는 등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판교를 제외한 2기 신도시 11곳 역시 공공사업자가 개발이익을 남겼을 것이라며 이를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판교10년중소형공공건설임대주택분양전환대책협의회 관계자들이 14일 오전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분양가를 분양가 상한제에 맞춰 결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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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경실련은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단지에 대해서도 택지개발촉진법과 주택법 등의 취지에 맞춰 분양가를 정하라고도 촉구했다. 대규모 택지지구에 건설되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감정평가액이 아니라 토지 조성원가와 표준 건축비를 고려한 분양원가 수준에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회견장엔 ‘판교10년중소형공공건설임대주택분양전환대책협의회’가 함께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2기 신도시를 발표하던 2004년과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지금, 제도는 바뀐 게 없다”며 “앞선 판교신도시 사례를 봤을 땐 3기 신도시가 서민에게 별 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고, 근본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기업의 개발이익 잔칫상으로 변질된 노무현 정부의 신도시 정책은 실패했고 주택정책을 경기부양과 경제성장률 상승을 위한 개발독재 토건정책으로 사용해선 안된다”며 “판교 개발을 재탕하는 3기 신도시 개발을 전면 철회하고 국토교통부를 해체하는 대신 주택청을 신설해 주거복지 차원의 주택정책을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자료=경실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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