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입주 폭탄에 미분양 '우려'
새 신도시 발표 탓에 수요 더 줄 듯
고양선 신설 예정…수혜 '기대'도
"매도자들 눈치보며 매물 다시 거둬"
“고양 창릉 일대가 신도시로 조성되면 삼송과 원흥, 향동, 덕은지구까지 묶이면서 도시가 완성된다고 봐야죠. 약점이었던 교통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니, 매도자가 내놨던 매물을 하나둘 거두는 분위기입니다.”(고양시 원흥지구 A부동산)
지난 7일 정부가 3기 신도시의 마지막 택지로 고양 창릉지구를 지정하면서 수도권 서부 일대에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1·2기 신도시인 일산과 파주 운정 일대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교통과 입지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에 비해 고양 삼송·원흥·향동지구는 입주 물량 폭탄 속에서 좋아질 교통망에 일말의 희망을 거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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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파주 입주민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일산과 파주 운정 일대 주민은 3기 신도시 발표에 망연자실하다못해 분노가 커지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데다 교통·자족기능까지 갖춘 3만8000가구 규모의 창릉신도시가 조성되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일산·파주 운정 일대는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은 물론 12일 저녁 파주시 운정행복센터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집단행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창릉신도시를 둘째 치더라도 이미 고양시에 ‘입주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1935가구였던 고양시 입주 물량은 지난해 6033가구에서 올해 1만3410가구, 내년 5820가구 등으로 예정돼있다. 올해 입주를 본격화하는 향동지구를 비롯한 덕양구(9973가구)뿐 아니라 일산동구(2337가구)와 일산서구(1100가구)도 대거 입주한다.
미분양 우려도 점차 커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고양시 미분양 물량은 408가구였다. 지난달 분양한 ‘e편한세상 일산 어반스카이’는 1순위 청약이 미달되기도 했다. 고양시는 지난 2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에 지정됐다가 조정대상지역이라는 이유로 하루 만에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일산 후곡동 B공인중개사는 “예정돼있던 매매 계약 2건이 3기 신도시 발표 때문에 무산됐다”며 “기업이 들어올 자리였던 일산 킨텍스 인근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지만 주로 일산에 이미 거주하던 사람들이 입주했고, 그나마도 팔리지 않는 기존 집을 비워둔 입주자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파주시는 공식적으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파주시는 지난 9일 “운정신도시는 아직 3지구가 분양조차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이고 당초 정부가 약속한 자족기능을 갖춘 첨단기업 유치와 지하철 연장 등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 신도시가 조성되면 운정신도시 교통 여건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파주 운정신도시에 내년 입주를 앞둔 김형태(34·가명)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중개업소가 일주일에 적어도 3번 전화해 양도세를 부담해주는 조건으로 프리미엄 붙여 분양권을 팔라고 했는데 3기 신도시가 발표된 주엔 연락 한번 없었다”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까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지난 10일 고양시 덕양구 삼송지구 일대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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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교통 호재, 고양 덕양구
다만 고양시 내부는 일산동·서구와 덕양구로 분위기가 갈리고 있다. 덕양구는 대규모 공급 물량이 예정돼있긴 하지만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잇는 고양선(가칭)이 신설되는 등 교통망이 편리해져 수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필명 ‘빠숑’)은 “고양 덕양구는 교통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얻은 셈으로 일산보다 15㎞가량 서울에 더 가깝고, 신도시 조성으로 기반시설도 풍부해질 예정이어서 수혜지역이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동지구 C공인중개소는 “서울에 붙어있다시피 하지만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았던 향동지구로선 호재”라며 “고양선이 실제로 들어오려면 상당시간 걸리겠지만 입주 초기 매물을 내놨던 매도자도 눈치보기에 들어가면서 매물을 거두려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지난 10일 고양시 덕양구 원흥지구엔 고양선 신설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사진=경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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