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13일께 새로운 관세폭탄 세부사항 공개 스마트폰 등 소비재 다수 포함...애플 아이폰 '긴장'
◆애플 아이폰 직격탄...亞공급망 타격 우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처음 관세폭탄을 꺼낸 건 지난해 7~9월이다.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3차례에 걸쳐 총 2500억 달러(약 294조5000억원) 상당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 10일에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13일 발표할 네 번째 관세폭탄은 5700여개 품목, 약 3000억 달러어치 제품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제품군별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휴대전화(432억 달러)와 노트북(375억 달러) 등 하이테크 부문이다. 애플이 미국 관세폭탄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를 통해 "그동안에는 전자회로기판, 컴퓨터칩, 화학약품 등에 관세가 부과됐던 만큼 애플에 타격을 주지 않았지만 테크 분야까지 관세가 추가된다면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단 애플의 주력 상품인 아이폰이 중국에서 최종 조립을 끝낸다는 점에서 그렇다. 약 200개에 이르는 부품은 전 세계 공급망을 통해 조달하지만 최종 조립을 중국에서 마치면 '중국산'이 된다.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부담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아시아 공급망의 연쇄 타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간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 품목에서 하이테크 제품을 제외했던 것은 조립의 특성상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중국 이외의 대체 조달이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아이폰 생산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지난달 인도 내 생산 계획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중국의 생산력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공급망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예외 없어...소비재 시장 위축 우려
미국의 관세폭탄이 중국 수출업계뿐 아니라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조사들이 관세 부담을 흡수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높이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는 탓이다. 미국 시러큐스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메리 러블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최종 (관세) 라운드로 간다면 큰 문제가 있다"며 "의류 및 전자제품을 포함해 다른 소비재가 동일한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와 장난감, 신발 등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소비재에 관세가 추가될 경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미국의 판매업체들이 판매량 감소 등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세탁기에 20%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세탁기와 건조기 가격이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만 해도 25%의 관세가 새로 적용되면 가격이 160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미국의 추가 관세폭탄이 부과될 경우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산 장난감과 스포츠용품은 100%, 신발과 의류 등은 각각 93%, 91%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9~10일 양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됐던 미중과 중국간 무역협상은 합의 없이 마무리됐다. 양측은 상호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면 추가적인 협상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지만 미국의 추가 관세 방침으로 인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계기로 소비가 위축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은주 기자 joo0714@ajunews.com
문은주 joo0714@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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