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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버닝썬 사태

승리 14일 구속 갈림길… 횡령과 성매매 알선입증이 구속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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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닝썬 수사 ‘백미’ 승리의 구속여부 14일께 결정

- 경찰, 영장 발부 자신 vs 승리, 다툼 여지 크다 주장

- 법원, 불구속수사 원칙 중시와 경찰의 ‘사안 중대성’ 등 복합 요인 작용할 듯

헤럴드경제

<사진>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의 자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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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100일 넘게 진행된 경찰의 ‘버닝썬 수사’가 승리의 구속 여부 결정과 함께 오는 14일 대단원의 막을 내릴 전망이다. 14일 이후 관련 사안 대부분은 검찰로 넘어가게 되고 검찰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리의 구속 여부는 경찰의 수사 성패를 가늠짓는 주요 지표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찰은 승리의 구속 영장 발부에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지만, 관련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승리측 변론과 피의자 방어권 보장차원에서 영장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법원의 최근 관례 등도 승리 영장 발부에 영향을 줄 요소로 해석된다.

▶승리 영장심사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서= 경찰은 지난 10일 승리에 대해 신청한 사전구속영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으로 특정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8일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고, 검찰은 이를 받아 다음날인 9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14일 오전 10시30분 승리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사키 위한 일정을 잡았다.

경찰이 승리의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성매매ㆍ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ㆍ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식품위생법 위반 등 모두 네가지다.

해당 법 위반 사례 가운데 가장 형량이 무거운 범죄는 역시 횡령이다. 특경가법상 횡령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5년 이상 또는 무기 징역 선고까지 가능한 중범죄에 속한다. 승리에 대해 경찰은 전체 횡령액수가 20억원 안팎으로 파악하고 관련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다.

경찰은 승리의 횡령 혐의 입증을 위해 수사 막바지에 버닝썬 등 관련 회사 회계장부를 압수수색하고 회계 담당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고강도 수사를 펴왔다. 횡령 혐의 입증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영향을 주는 주요 포인트라는 해석에서다.

문제는 승리의 횡령 혐의와 관련해 ‘업계 관행’이라는 승리측의 반박 논리가 허술하지 않다는 데 있다. 승리측은 회사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해서 ‘업계 관행’이라며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치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은 승리와 유모씨가 함께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의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의 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 상 횡령)도 범죄 사실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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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성매매 알선은 3년이하 징역= 성매매 알선 혐의도 비교적 형량이 무거운 범죄로 분류된다. 현행법상 성매매 알선 혐의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성매매 알선을 업으로 삼는 자에 대해서는 더 높은 형량인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지난 2014년 발생했던 유명 탤런트와의 하룻밤에 5000만원이 지불됐던 사건에 대해 법원은 해당 알선자 A(남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해당 남성의 경우 성매매 알선업 즉 포주 역할을 담당했는데 관련 영업으로 거둬들인 불법 이득액은 수억원대였다.

다만 승리의 경우 앞선 A의 경우와는 달리 ‘포주’를 본격적인 영업으로 했다는 정황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이 파악한 승리의 성매매 알선 혐의는 크게 2015년 클럽 아레나에서 있었던 외국인 일행 접대, 2015년 일본인 일행과 벌인 크리스마스 파티, 2017년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승리의 생일 파티 등 3가지다.

다만 2017년 승리의 생일파티에서 열린 성매매 알선 혐의는 영장 적시 혐의에서는 빠졌다. 당시 파티 참석 여성들이 대부분 성매매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팔라완 파티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제공한 비행기 티켓 등이 사실상의 ‘성매매 대가’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최종 영장 청구에서는 관련 혐의를 적용치는 않았다.

대신 경찰은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 파티 당시 YG엔터테인먼트 법인카드로 일본인 일행이 묵은 H호텔 숙박비 3000만원을 결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성매매 알선 혐의에 포함시켰다. 경찰은 “성매매 장소 제공도 알선 행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구속영장 신청 직전 확인된 승리가 직접 성매매를 했다는 혐의도 영장 혐의에 적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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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월 14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


▶까다로운 법원 영장심사= 승리의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한 또다른 변수는 법원이 최근 영장 심사를 보다 까다롭게 하고 있는 법원의 관행이다.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도 불구속 수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최근 법원의 기류다. 법원은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가 없는 다수의 경우 영장을 기각한다.

일단 경찰이 승리를 불러 조사한 횟수로만 놓고보면 승리의 도주 우려는 없다고 보는 것이 무방할 정도다. 어디서나 알아보는 이들이 많을만큼 얼굴이 알려진 유명 연예인인데다 경찰이 승리를 직접 조사한 횟수는 11회, 방문 조사한 횟수까지 포함하면 모두 12차례나 된다. 버닝썬 수사가 시작된지가 100여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평균 얼흘에 하루 정도는 승리를 불러 조사한 셈이 된다.

승리측은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다는 점 역시 영장심사에서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여명이 훨씬 넘는 서울청 광역수사대가 나서서 100일 넘게 수사를 진행해 사실상 관련 혐의자들과 관련 증거를 이미 경찰이 충분히 확보해 더이상의 증거인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승리측 변호인의 변론 요지가 될 전망이다.

반면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으로 ‘버닝썬 수사’가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승리의 구속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이 승리에 대해 작성한 사건 조서는 300여쪽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여기엔 그간의 수사경과와 함께 버닝썬 수사가 미친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도 상세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 수사 관계자는 “혐의가 명확히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할 때 범죄 혐의 사실에 포함시켰다. 입증할 증거는 충분하다”고 영장 발부에 자신감을 보였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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