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
‘인사참사’ 표현엔 동의 안 해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부분도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를 통해 90분간 전국에 생중계된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 방송대담에서 여러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현 정부를 ‘독재’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독재, 그것도 그냥 독재라고 하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색깔론을 더해 좌파독재로 규정짓고 주장한다는 것은 참,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보수진영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여야 4당이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린 것을 놓고 한국당이 반발하는 데 대해 “(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의 혜택을 많이 누려왔는데 선진화법이 정한 방법을 부정해선 안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진영에서 나오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구와 관련해선 “한 분(이 전 대통령)은 지금 보석상태이지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한 분(박 전 대통령)은 수감 중에 있고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 속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개혁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도 법률 전문집단이고 수사기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들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 셀프개혁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개혁 주체이기보다 개혁 대상이라는 점을 환기시킨 것이다. “검찰 스스로 개혁할 많은 기회를 놓쳐 왔다”며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인사실패’ 논란과 관련해선 “청와대 검증에 있어 국민 눈높이에 때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겸허히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인사실패, 더 심하게는 인사참사라고까지 표현하는 부분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들이 잘하고 있지 않냐”는 것이다. “청와대의 검증이 완결적일 수 없다. 청와대 추천 뒤에 언론의 검증, 인사청문회 검증이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총리를 비롯해서 장관들이 정치에 나선다면 그건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달린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바라고 싶은 건 선거에 나갈 생각이 있다면 충분한 여유를 두고 의사를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나 의원 출신 장관들이 내년 총선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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