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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 지정에 환영만? "이제 갈 곳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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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고양(경기)=박미주 기자] [르포] 고양창릉, 교통호재에 환호… 보상가격엔 '민감', 주변 택지지구 집값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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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 일대 모습. 저 멀리 원흥지구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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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들이 신도시 됐다고 환영하지 않아요. 보상가격이 많이 안 나올 것 같다고 우려해요."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고양 창릉(용두·창릉·화전동) 일대 약 813만㎡. 서울 은평구와 맞닿은 이 지역은 대부분 농지로 비닐하우스와 꽃집들이 군데군데 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단지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지역의 그린벨트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됨과 동시에 해제된다. 총 3만8000여가구의 주거시설과 호수공원, 지하철 고양선(가칭), 기업성장지원센터 등이 들어선다.

지역발전 기대감에 모두 환영할 것 같지만 주민들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일부는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개발을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양 창릉에 거주하고 있다는 봉모씨(57)씨는 "그동안 서울과 가까운데도 개발이 안 돼 불편했다. 지하철이 생기면 생활이 편리해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반겼다. 또 다른 원주민 오모(80)씨도 "교통이 좋아지면 집값도 오르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보상받을 땅이 있는 주민들은 오히려 걱정이 많았다. 최근 이 일대 토지는 3.3㎡당 200만~300만원에 거래됐다. 대로변이 아닌 저렴한 토지 시세는 3.3㎡당 13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보상가는 시세에 못 미치는 3.3㎡당 150만~160만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일부 토지주들은 신도시 개발을 반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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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고양 창릉 일대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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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농사를 짓고 있거나 공장을 운영하던 주민들은 대체 용지가 마땅치 않다고 하소연했다.

약 4300㎡의 토지를 보유한 원모씨(66)는 "보상가가 적으면 소농인은 농지를 잃고 외지로 쫓겨나야 한다"며 "모두들 일 손을 놓고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비닐하우스로 만든 창고에서 금속공장을 운영하는 김모씨(53)는 "구로 항동지구에 있다 이곳으로 밀려났는데 이젠 더 갈 곳이 없다"며 "생업을 그만둬야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고양 창릉 주민과 달리 가까운 택지지구 주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원흥지구, 삼송지구, 행신지구 등이다. 고양선이 생기는 데다 신도시 개발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아파트 가격이 소폭 뛰고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입주한 원흥지구 내 '동일스위트7단지'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에는 거래가 거의 없었는데 신도시 발표 후 갭투자 하겠다는 젊은 투자자들의 전화가 많았다"며 "실제 몇 건 팔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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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흥지구 모습/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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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경기)=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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