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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서울과 가까운 곳 지정에 검단·운정 타격… 신도시 정책 뒤죽박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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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일 발표한 3기 신도시 두 곳(고양 창릉, 부천 대장)은 행정구역상 경기도이지만 서울에 거의 붙어 있는 곳이다. 정부 계획대로 교통망이 확충되면 서울 중심 업무 지역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어 전문가들은 "서울 주거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는 확실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2기 신도시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에 훨씬 가까운 지역에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을 두고 '2기 신도시 죽이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개발 예정 지역 토지주들의 반발도 해결해야 하는 등 사업이 완성될 때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용산 25분, 강남 30분…사실상 'in 서울'

국토교통부는 작년 9월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처음 발표할 때부터 '교통 최우선'을 강조했다.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에 출퇴근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신도시도 서울 도심권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확충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7일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고양시 창릉동(왼쪽 사진)과 부천 대장동(오른쪽 사진) 일대 모습. 정부는 이날 현재 논, 밭, 비닐하우스 등이 있는 이곳 그린벨트 지정을 풀어 각각 3만8000가구, 2만가구를 지을 수 있는 3기 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주완중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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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릉 신도시는 3만8000가구 규모로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 신도시(6만6000가구)에 이어 둘째로 크다. 교통 대책의 핵심은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잇는 14.5㎞ 길이의 지하철(고양선) 신설이다. 신도시에서 고양선을 타면 대곡역이 2~4정거장 거리다. 대곡역은 지하철 3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지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도 지날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창릉 신도시에서 용산까지 25분, 강남까지 30분 만에 갈 수 있다. 국토부는 고양선 개통으로 신도시 주변 주민들도 지하철을 이용하기 편리해지기 때문에 도로 정체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장 신도시는 2만가구로 규모는 작지만 기업 지원 시설이 들어서고, 테크노밸리로 조성되는 인천 계양 신도시와 가까워 시너지가 기대된다. 주요 교통 대책은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간선급행버스(S-BRT)다. 지하철 5·9호선과 공항철도, GTX-B노선을 이용할 수 있어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 25분 만에 갈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이번에 발표된 두 곳의 입지만 놓고 보자면 서울 주거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외에도 안산 장상(1만3000가구), 용인 구성(1만1000가구), 안산 신길2(7000가구) 등 경기도 중소 규모 택지와 유휴 부지를 활용해 4만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토지 보상 난제… "재건축 규제 풀어야" 의견도

정부는 내년부터 3기 신도시 주민들로부터 땅을 사들이는 수용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다. 하지만 주민 반발 때문에 일정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2월 신도시 예정 지역으로 발표된 과천 신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 설명회를 열려 했지만,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 200여명이 행사장을 점거하는 바람에 취소했다. 남양주, 하남, 인천 신도시 예정 지역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정부 직권으로 개발을 강행할 수도 있지만 주민과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업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정보 기업 지존의 신태수 대표는 "토지 보상을 하려면 지역 내 건축물에 대한 현장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주민이 조사를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실제 공공주택 사업이 추진되던 하남 감북지구는 주민 반발로 2015년 개발이 무산됐다.

정부가 신도시 정책을 남발한다는 비판도 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파주 운정, 평택 고덕, 양주 옥정 등 절반가량의 분양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2기 신도시는 서울 중심에서 30~50㎞가량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보다 가까운 곳에 건설되는 3기 신도시로 주택 수요가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2기 신도시로 지정된 인천 검단 신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청약 시장 분위기도 안 좋은데 계양에 이어 부천까지 신도시가 만들어진다니 곤혹스럽다"고 했다.

신도시 정책으로는 서울 집값 상승을 근본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서울 근교 신도시는 주택 수요자들에게 '서두를 필요 없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한동안 집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서울 아파트의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 없다"며 "재건축이나 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서울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순우 기자(snoop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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