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터 아파트까지…카카오-네이버, AI 기업시장서 격전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카카오 'AI 랩' 독립기업 출범…기업·업종간 협력 강화하며 신수익원 발굴]

카카오 AI(인공지능) 사업 부문이 사내 독립기업(Company-In-Company, 이하 CIC)으로 출범한다. 일반 소비자들 중심으로 제공했던 AI 기술을 다양한 업종의 기업 고객으로 확대해 B2B(기업간 거래)에서 새 사업기회를 찾고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사인 네이버도 일찌감치 AI 전담조직을 독립기업으로 재편하고 AI 신사업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양사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 'AI 랩' 독립기업 출범…B2B서 수익원 찾는다=카카오는 Al랩(Lab)을 오는 15일 사내 독립기업으로 출범시키고 B2B 사업을 강화한다고 7일 밝혔다.

카카오 AI랩은 AI, 검색 등 카카오의 핵심 기술이 결집돼 있는 조직이다. 그 동안 스마트스피커 '카카오미니'를 출시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 GS건설, 포스코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과 협력해 자동차, 건설 등 다양한 업종에서 AI 플랫폼 ‘카카오i’의 기술 접점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

AI 설계 플랫폼 '카카오i 오픈빌더'도 선보여 기업들이 AI 기술을 사용해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카카오는 급변하는 AI 생태계에서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 체계를 확립해 적극 대응하기 위해 AI랩을 CIC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CIC는 인사와 재무 등 내부 경영을 독자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조직으로 분사 이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재단장하는 AI랩은 축적된 기술력과 서비스 경험을 결합해 기존 사업을 더욱 빠르게 전개하고, 카카오의 플랫폼을 활용할 기업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며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AI랩을 이끌 대표에 백상엽 전 LG CNS 사장(미래전략사업부장)이 내정된 것도 B2B 사업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 백 대표는 LG CNS에서 공공사업부장·사업이행본부장, LG에서 사업개발팀장·시너지팀장 등을 역임하는 등 B2B, 신사업 등에서 이력을 쌓아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AI랩을 통해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변혁) 전략을 돕고, 이렇게 발생한 수익은 재투자해 서비스와 기술을 고도화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교육·금융 등 영토확장= 네이버는 카카오에 앞서 지난해 5월 검색과 AI 개발을 담당하는 '서치앤클로바' 조직을 CIC 형태로 재편하고 AI 기술 생태계를 확장해왔다. 서치앤클로바는 네이버와 라인이 개발해온 AI 플랫폼 '클로바'를 담당한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 고객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단일한 AI 솔루션을 출시하기보다 개별 기업에 특화된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것. AI스피커를 통해 교육 콘텐츠, IPTV(인터넷TV) 회사와 협력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우리은행, KB금융그룹 등 금융사들과 업무협약도 맺었다. AI 플랫폼 '클로바' 기술을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스마트 아파트'를 위해 대우건설에 AI, IoT 기술도 공급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도요타자동차와 협력해 음성으로 차량 관련 기능을 제어하는 앱 '클로바오토'를 개발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도 지난 3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회사를 이끌 차세대 동력으로 콘텐츠와 함께 B2B를 꼽으며 AI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AI 사업적 효용이 이미 검증된 상태에서 클로바의 비즈니스 가치가 검증되고 있다"며 "향후 파트너와 이용자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해 클로바 플랫폼이 확산되고 다양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ri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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