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되돌리려는 中 최대한 압박, 양보 유도
협상결렬 돼도 2020년 美대선서 "손해볼 것 없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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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관세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경고하고 나선 이유는, 중국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일부 되돌리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밝혔다.
미국 측 협상팀을 이끌고 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한주동안 중국이 한 약속이 일부 깎여나가는 것을 봤다"면서 "우리 판단에는 이미 했던 약속으로부터 후퇴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진하는 대신 후퇴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에서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일부 약속을 되돌리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했고, 이 때문에 지난 5일 트위터로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경고를 내보냈다고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우리는 협상을 깨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금요일(10일)이 되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행정부가 합의 사항을 뒤집으려는 중국의 태도에 상당히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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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언론브리핑에 라이트하이저 대표 뿐 아니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 등이 참석한 점에 주목해, 대중국 강경파와 온건파가 모두 한자리에서 같은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뮬러 특검보고서 파문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민주당에서도 대중국 관세부과만큼은 대통령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이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강경하게 나가라"며 응원의 글을 올렸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정치권이 모두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을 옹호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경제가 순항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3.2%로 크게 올랐고, 지난 4월 실업률은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에 25%,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대중국 관세인상이 미국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뉴욕증시도 이날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0.3% 하락하는데 그쳤다. 중국 주가가 2016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관세 추가인상 경고가 미국에 유리하게 무역협상을 조기타결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전략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협상이 결렬되고 대중 강경모드로 돌아서는 것이 2020년 대선에서 외려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결국 불이 떨어진 쪽은 중국이다. 뉴욕타임즈는 UBS의 중국경제전문가 타오 왕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 전개되고 미국이 고율관세를 모두 부과한다면 12개월 뒤에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1.6%-2%포인트가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렇지않아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 중국 경제에는 무역전쟁 재개가 큰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 측은 미국과의 무역합의 가운데 일부 법을 개정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법 개정보다는 지침 개정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또 미중 무역협상 합의문 발표 형식에 대해서도 미국은 전문을 모두 공개하자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요약문만 공개하자고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고민에 빠졌던 중국 측은 일단 워싱턴에서의 무역협상은 예정보다 하루 늦춰진 9-10일에 개최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류허 중국 부총리가 협상단을 이끌고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고위급인 류 부총리가 이번 협상에서 빠진다면 합의 도출 가능성은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류 부총리가 협상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나 아직까지 난제는 남아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인상 압박으로 이번주를 사실상 협상 데드라인으로 설정하면서 급변한 분위 속에 미중 양측이 합의문 작성에 성공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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