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택지 26곳에 5만2000가구 공급
서울, 지하철역·주민센터도 택지로 활용
지하철 서부선 연장 '고양선'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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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정부가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지구를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지난해 말 발표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ㆍ인천 계양 등에 이어 추가로 3기 신도시를 지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안산 장상ㆍ용인 구성역 등을 포함해 중소규모 택지 26곳에 5만2000가구를 공급한다.
7일 국토교통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30만가구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제3차 신규 택지 추진계획'을 통해 총 30만가구 중 남은 11만가구를 수용할 신규 택지 28곳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대규모 택지는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다. 고양 창릉 택지는 813만㎡ 규모로 용두동ㆍ화전동 일대에 3만8000가구가 들어선다. 국토부는 135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는 한편 나머지 330만㎡에 공원ㆍ녹지ㆍ호수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2만가구가 들어서는 부천 대장 택지는 343만㎡ 규모로 68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100만㎡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중규모 택지로 선정된 안산 장상ㆍ용인 구성역 등 4곳은 3만6000가구를 수용한다. 국토부는 안산 장상 인근에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한편 용인 구성역(1만1000가구), 안산 신길2(7000가구), 수원 당수2(5000가구) 인근 택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신도시 성패의 열쇠인 교통 대책도 내놨다. 고양 창릉지구에는 서부선 새절역부터 고양시청까지 가칭 '고양선' 지하철을 신설한다. 향동지구역ㆍ화정지구역ㆍ대곡역ㆍ고양시청역 등 7개 역이 신설될 전망이다. 부천 대장지구에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약 17㎞의 슈퍼간선급행버스(S-BRT)가 설치된다.
국토부는 28곳 택지 중 22곳을 지방공사가 시행을 맡는 지역 참여형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특히 자족용지로 조성하는 소규모 택지는 도심 국공유지와 유휴 군부지 등을 활용한다. 1만가구가 들어설 서울권 지구는 사당역 복합환승센터(1200가구), 창동역 복합환승센터(300가구), 왕십리역 철도부지(300가구) 등 역세권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을 선정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곳에 입지를 선정했다"면서 "지구지정 제안단계부터 지하철 연장 등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입주 시 교통에 불편이 없도록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함께 교통대책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3차 3기 신도시 택지 발표에 따라 대규모 공공택지와 주변지역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발예정ㆍ인근지역 집값과 토지거래량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투기성 거래 등 우려 시 관계 기관과 합동 투기단속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주민 선호도를 고려해 대토 대상지역 선정ㆍ대토 리츠(REITs) 활성화를 통해 주민 참여형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맞춤형 보상방안을 마련해 이주자 택지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국토부의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수도권 주택 공급대책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수순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9ㆍ21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으면서 1차로 17곳에 3만5000가구 택지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19일에는 남양주 왕숙(6만6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과천 과천동(7000가구) 등 41곳에 15만5000가구 규모 신규 택지를 선정했다.
◆전문가들 “실거주 수요 분산 효과”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서울 실거주 수요의 분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 지역은 과잉 공급 우려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존 서울 아파트 시장 가격에 미치는 영향 역시 미미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양 창릉의 경우 서울 서북권 수요를 어느 정도 분산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양 창릉은 GTX 등 영향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지역"이라며 "서울 수요가 일정 부분 분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역시 "고양 창릉은 서울과 인접해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양시 창릉동ㆍ용두동ㆍ화전동 일대 135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하고 330만㎡에 대해선 공원ㆍ녹지ㆍ호수공원 등으로 만들기로 했다.
다만 부천 대장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부천 대장도 지난해 말 발표된 3기신도시 인천 계양 바로 옆으로 서울과 가깝다"며 "서울과의 접근성 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일대 공급과잉 이슈는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부천 대장은 인근에 계양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데다 검단쪽 공급까지 같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대규모 택지에 2만가구 이상 공급이라 이 일대 공급과잉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부천시 대장동, 오정동, 원종동 일원의 68만㎡를 자족용지로 만들고 100만㎡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30만㎡엔 멀티스포츠센터도 건립한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종전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가깝고 교통 대책도 함께 신경 쓰고 있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나 이들 지역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교통망이 형성될 것인지가 결국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신도시 형성에 맞춰 착공 및 준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는 종전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가깝고 교통 대책도 함께 신경 쓰고 있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나 수요자들이 어떤 입지를 원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라며 "물량(30만가구)으로 충족해가는 것은 좋지만 수요가 신도시를 원하는지, 기존 도시 내 개발을 통해 공급하는 걸 원하는지 가격 면에선 어느 것이 더 유리한지 더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장기적 공급 계획이므로 일단 서둘러 공급하지 말고 시장 수요 흐름이나 가격 동향을 봐서 개발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아파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조주현 교수는 "서울은 서울이고 신도시는 신도시"라며 "어차피 많은 가구들이 경기도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젊은 1인가구 또는 2인가구는 서울 내 역세권 등 입지를 원한다"며 "아직 2기 신도시도 덜 끝난 곳도 있고 해서 서울보다 2기 신도시 잔여 물량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교수 역시 "2기신도시도 미분양 나는 곳이 있다"며 "기존 서울 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값은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 등으로 꾸준히 안정 기조로 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양지영 소장은 "기존 예상지였던 광명ㆍ시흥 등이 제외된 점이 아쉽다"면서 "서울 집값이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서울에 내집마련을 하지 못하는 서민이 이동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적으로 공급 계획을 신경 쓴다는 신호가 부동산 시장의 심리적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청약시장에선 가격 매력에 따른 신도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자들이 집값이 계속 오를지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구매행위로서 '낮은 분양가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한데 수도권 공공택지나 서울 환승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무주택자들의 청약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빗나간 전망, 수도권 동서남북에 고르게 분포= 3차 수도권 신규택지인 경기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등은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지 않았던 지역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됐다 해제된 경기 광명ㆍ시흥지구를 유력한 후보지로 꼽았다. 대규모 택지 공급이 가능한 데다 3기 신도시 2차 선정지인 경기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ㆍ과천까지 수도권 동부권에 집중된 만큼 지역균역 개발을 위해 서남권 공급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고양과 부천을 지정하면서 수도권 서부권을 공략하기 했지만 예상을 깨는 새로운 지역을 골랐다. 3기 신도시 2차 발표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는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도권에서 주택 3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같은 달 19일 1차로 서울 성동구치소를 비롯한 17곳에서 주택 3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1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내놨다. 당시 경기도 광명과 시흥, 하남, 고양, 김포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떠올랐다.
특히 시흥과 광명의 경우 주민들의 지정 요구가 크게 작용하면서 유력한 신도시 후보지로 떠올랐다. 이들 두 지역은 2010년 9만5000가구에 달하는 보금자리주택을 조성키로 계획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5년 결국 지정이 해제되면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취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며 난개발과 투기 가능성의 이유로 개발이 가로막혔다. 이에 주민들은 신도시로 지정돼 통합 개발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말 2차 수도권 신규택지 계획을 통해 330만㎡ 이상 신도시 3곳과 미니 신도시 등을 통해 15만5000가구의 공급 계획을 발표했는데, 하남을 제외하면 모두 업계의 예상을 깬 지역이었다. 이번에 경기도 고양이 3기 신도시에 포함되면서 결과적으로 5개 유력한 후보지 가운데 하남과 고양만 신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이로써 3기 신도시는 서울을 가운데 두고 수도권 동서남북에 고르게 분포됐다. 또 지난 2차 신도시 지정 때 발표한 수도권 광역교통체계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베드타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2기 신도시의 실패를 교훈삼아 서울과 접급성이 크게 강화되는 한편, 자급자족 기능이 강화됐다. 특히 모든 아파트 단지에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들어서고 공원 등 녹지공간도 조성 등 생활환경도 크게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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