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타결→무산 가능성으로 선회
"끝나가고 있다"던 트럼프…하루만에 관세폭탄 경고
10일 4월 美물가지표 발표..저물가 지속여부에도 관심
美어닝시즌 호성적 마무리…디즈니 도요타 실적 관심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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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중 무역협상이 이번주 최대 관심거리다. 끝이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어그러지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판’ 깨지나…쪼그라든 타결 기대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협상이 너무 느리다”면서 2000억달러어치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면서 관세 인상 시점을 금요일(10일)이라고 못박았다. 앞서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됐던 날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BC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머리에 총구가 겨눠진 상태로는 협상에 임할 수 없다”며 협상 취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류허 중국 부총리는 8일 워싱턴 DC를 찾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국이 팽팽하게 대치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뜻으로 관세폭탄을 언급했는지가 가장 큰 변수다. 정말로 판을 엎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보언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서는 (무슨 일이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위협일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하루 이틀 전까지만 해도 협상을 낙관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슬로바키아 총리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무역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 너무 잘돼서 탈일 정도다. 수주내 뭔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이고 기념비적 인 딜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주내라고 못을 박으면서 미국 언론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이르면 이달말 열릴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우리는 또한 괜찮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쉬울 것이 없다는 면을 부각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평가와, 양국이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엇갈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경고한 10%→25% 관세인상은 당초 올해 1월1일 예정돼 있던 조치다. 이 계획은 지난해 12월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직접 만나 “90일 간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도출하자”고 의견을 모으면서 미뤄졌다. 이후 협상이 지연되면서 90일 간의 유예기간은 양국이 최종 합의에 이르는 시점까지로 잠정 연기됐다.
미중 무역협상의 ‘판’ 자체가 깨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증시는 이날 5% 이상 급락했다.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된 경제지표로는 중국 4월 수출입(8일)과 미국 3월 무역수지(9일) 발표가 이번주 예정돼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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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물가지표 발표…파월 입에 쏠린 눈
오는 9일과 10일 미국에선 4월 생산자물가(PPI)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각각 발표된다. 이와 더불어 9일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물가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것인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결렬 가능성에 따른 파급력이 워낙 큰 탓에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엿볼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동결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여야 할 강력한 근거를 보지 못했다”며 “연준은 현재 정책기조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시장 판단과 대치된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동기 대비 1.6% 상승에 그치면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후 시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반면 파월 의장은 △의류비 △지난해 말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투자자문 서비스 비용 하락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항공료 인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일축했다.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금리인하 가능성이 재부각될 수 있지만, 파월 의장은 “탄탄한 노동시장과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볼 때 PCE 지수가 곧 2%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미국 고용시장은 훨훨 날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3일 발표한 4월 비농업 일자리는 26만3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18만9000개)의 일자리 증가치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 전망치(19만개 증가)를 완전히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2010년 10월 이후 103개월(8년7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후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라고 쓰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트윗에선 “미국이 4월에 26만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미국이 세계 1위라는 것에 동의할 수 있다. 우리는 전 세계의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향후 미국 경제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도 3.2%를 기록, 시장 전망치(2.0%)를 크게 웃돌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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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어닝시즌 마무리 국면…디즈니·도요타 실적발표
미국 기업들의 어닝시즌은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다.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10곳 중 7곳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번주엔 디즈니와 도요타 정도 외에는 시장에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영향을 끼칠만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없다. 또 이미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외에도 북한이 단거리 발세체를 발사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있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비핵화)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도발에 호의적으로 대응한 것이지만, 발사체 발사 후 14시간여만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 재개의 여지를 남기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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