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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중국산 추가 관세 인상"... 미중 무역협상 막판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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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관세 10→25%로” 위협… 中, 이번주 워싱턴 고위급회담 취소 검토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면담하던 모습.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방침을 밝혀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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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의 더딘 진행에 불만을 터뜨리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번 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협상 타결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던 상황에서 나온 갑작스런 관세 인상 위협으로 미중 협상이 결렬 위기에 처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아래선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며 고위급 대표단의 워싱턴 방문 취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500억 달러어치의 하이테크에 25%, 그리고 2,0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이 우리에게 보내는 3,250억 달러의 추가 상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곧 25%가 부과될 것"이라며 "중국과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들이 재협상을 시도함에 따라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안 된다(No)!"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해 9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10% 관세를 25%로 인상하고 추가로 3,25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엔 25%, 2,000억 달러 규모엔 10% 관세를 부과한 후 추가 관세 인상을 위협하다 협상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방침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협상 결렬과 무역 전쟁 재개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주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무역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란 보도가 이어졌던 터라 막판 줄다리기 과정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협상술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지난 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데 이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8일 워싱턴DC를 찾아 마무리 협상을 벌인 뒤 10일쯤 합의문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피더슨 연구소의 채드 바운 선임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양측이 이번 주에 합의문을 발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하게 행동한 것처럼 비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실제 10일에 갑작스럽게 관세를 인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에 관세 인상에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줘야 하는데, 이런 과정도 없이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경우 법적인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중국을 압박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지, 새로운 무역 분쟁을 격화시킬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중국은 즉각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충격을 받은 중국 측은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상황에서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며 “협상이 계속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졌던 미중 무역 협상이 다시 폭풍 전야의 시계 제로 상태에 들어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6일 중국 주요 증시는 5~8% 가량 급락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트럼프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기꾼”이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부정적 여론 확산을 우려한 듯 중국 정부는 이날 웨이보 등 SNS에서 ‘관세인상’ 관련 단어의 검색을 차단했고, 류 부총리의 미국 방문이 취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 양측이 함께 노력해 같은 방향을 보면서 가길 희망한다”며 “중국 대표단은 미국에 가서 협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논란을 진화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막판에 판을 흔들려는 트럼프 특유의 협상 전술일 가능성이 높아 중국이 쉽사리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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