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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중 무역협상 타결 앞두고…" 중국 금융시장 추가개방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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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수칭 은보감회 주석 "은행·보험업 대외개방 조치 12개 곧 발표" 외국은행, 중국내 법인·분행 설립시 총자산 요구조건 철폐 등 전문가들 "中, 무역협상 성의 표시…곧 합의 도달할것"

중국이 44조 달러(약 5경원) 규모의 자국 금융시장을 추가 개방하는 조치를 내놓기로 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앞둔 시점에 나온 움직임이다.

궈수칭(郭樹淸) 중국 인민은행 당서기 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이 최근 은행·보험업 대외개방 확대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조치를 시행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외자은행이 중국은행에 투자 시 요구되는 지분제한 상한선을 완전히 철폐하고, 외국은행이 중국내 법인·분행 설립시 각각 요구됐던 100억, 200억 달러 총자산 조건을 없애는 한편, 중국 신탁은행에 지분 투자하는 역외 금융기관에 요구했던 10억 달러 총자산 조건도 철폐하기로 했다.

또 외국보험중개회사가 중국내 보험중개 업무를 전개할 때 요구했던 사업 경과년수 30년 및 총자산 2억 달러 이상 요구도 없앤다. 중외합자은행의 중국측 주요주주는 반드시 금융기관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철폐되며, 역외금융기관이 중국 민영은행및 보험사와 지분, 사업, 기술 방면에서 협력하는 것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밖에 외국보험그룹의 중국내 보험사 투자설립를 허가하고, 외자금융기관의 중국내 소비금융시장 진출에 대한 제한도 완화한다. 외자은행들이 개업 후 별도의 심사허가없이 곧바로 위안화 업무 및 입출금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궈 주석은 "중국 은행·보험업의 대외개방 확대는 중국 경제·금융의 자체 발전에 필요한 것으로, 시장주체를 다양화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금융업의 경영수준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글로벌 선진 금융노하우를 배우고 상품·서비스 혁신을 확대해 중국인의 높아지는 금융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궈 주석이 자국 시장의 발전을 위한 조치라고 말하긴 했지만 시장은 이번 금융개방 조치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발표된 것에 주목했다.

미·중 무역협상 대표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1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소식통을 인용, 이르면 오는 10일 양국간 무역협정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무역협상이 막바지 합의에 도달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앞두고 중국이 외국은행·보험사 진입 규제를 완화했다며 이는 미국 무역협상단에 명백한 양보를 보여준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 합의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가 무역협상 합의 달성에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개방 조치는 사실 무역협상에서 이미 언급된 것으로, 이것이 무역협상 합의 달성 전에 발표된 것은 중국이 무역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전했다

사실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과 무역갈등을 빚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줄기차게 요구해 온 시장 개방의 주요 분야 중 하나다. 중국으로선 무역전쟁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난 2017년말부터 금융시장 개방에 서서히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보험사의 외국인 투자제한 비율을 51%까지 높이고, 3년 안에 완전 철폐하기로 하는 등 금융업에서 외국인 장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조치를 여럿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지난 3월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ING 은행이 베이징은행과 협력해 중국 최초로 과반 넘는 지분(51%)으로 합자은행을 설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UBS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IB)들도 올 들어 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의 금융시장 대외개방으로 향후 은행, 보험업 등 44조 달러의 중국 금융시장에서 아직은 미미한 글로벌 금융회사 점유율도 차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보감회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외국은행·보험사의 총자산 비중은 전체의 각각 1.64%, 6.36%에 불과하다. 심지어 외국은행 총자산 비중은 지난 2007년 2.38%에서 더 하락했으며, 외국보험사 총자산 비중도 2007년 6.24%에서 고작 0.12% 증가한데 그친 것이라고 SCMP는 집계했다.

중국 금융시장 장벽이 허물어지고는 있지만 외국 금융회사들이 맞닥뜨릴 도전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의 강한 통제와 감시, 데이터 공유제한, 불투명한 정책 프로세스 등 '보이지 않는 장벽'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JP모건이나 골드만삭스 등이 중국에서 미국 뉴욕이나 런던에서처럼 금융업무를 전개하려면 여전히 수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중국 금융시장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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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배인선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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