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법안에 "'권은희 심기 관리법'이냐"…다수 의원 '짜증' 표출
의총서도 반대·우려 의견 나와…거듭된 '후퇴'로 내부불만 임계치
민주당 지도부는 29일 자체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법안을 동시에 패스트트랙에 올리자는 바른미래당 제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으나, 그 과정에서 의원들의 '성토'에 직면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장인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 안에 전혀 거론되지 않던 것이 있다"며 "이런 것들은 쉽게 구멍가게에서 물건 바꿔치기하듯 주고받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난색을 보였다.
의총장 나서는 홍영표 원내대표 |
바른미래당을 향한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재정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여기까지 왔으니 바른미래당 안을 못 받을 것도 없지만, 과연 그렇다면 여기서 끝날 것인가"라며 "오죽하면 '권은희 명예회복법'이라는 말까지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재선 의원도 "'권은희 심기 관리법'이라고들 한다"며 "권은희 의원이 이렇게 합의하면 지역구인 광주에서 면목이 없다고 해서 그런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상 바른미래당이 키를 쥔 패스트트랙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해도 너무한다'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최고위원·사개특위 위원 연석회의 이후 의원총회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안을 받기로 했다고 밝히자 일부 의원들이 사실상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개특위 여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권은희 의원의 안과 우리 안은 굉장히 큰 차이가 있어 받을 수 없는 안"이라면서도 "그런데도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국회 본회의에서 우리 안과 권은희 안을 표결에 부칠 경우 우리 안을 우선 표결할 수 있도록 야당과 협상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20대 국회 첫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의원은 "우리가 바른미래당 안을 수용하면 사개특위·정개특위에 바른미래당 의원 2명씩이 출석하는 게 맞느냐"고 확인하며 원내 전략을 우려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성사시키기 위해 공수처의 기소 권한을 판·검사와 고위 경찰로 제안하는 내용의 바른미래당 요구안을 수용한 바 있다.
이어 당내 개혁 성향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나 열성 지지자들이 '기소권 없는 공수처'에 반대했으나, 여야 4당 공조 유지의 대의와 명분을 내세워 밀어붙였다.
홍 원내대표가 이날 더 나아가 공수처에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 기소 권한을 더욱 분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바른미래당 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하면서 한 차례 더 '양보'가 이뤄졌다.
만일 이날도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 원내 지도부 책임론이 고개를 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에 계속 끌려가는 느낌이 있어서 다들 짜증이 난 상태"라며 "오늘이 고비다. 오늘도 패스트트랙 지정이 무산되면 부글부글하던 당내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마지막 협상중? |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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