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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별건 수사 논란' 박찬주, 결국 뇌물은 모두 무죄…항소심서 벌금 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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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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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구속됐다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돼 '별건 수사' 논란이 일었던 박찬주(61) 전 육군 대장이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 전 대장은 부하의 인사청탁을 들어준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는 26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고,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봤다. 1심에선 184만원이 뇌물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이 부분도 무죄로 판단, 1심보다 감형됐다.

박 전 대장은 2014년 고철업자 A씨에게 군 관련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A씨로부터 76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2017년 10월 구속기소됐다. 제2작전사령관 시절 B중령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준 혐의(김영란법 위반)도 받았다. 지난해 9월 열린 1심에서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에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760만원 중 4차례 숙박비와 식사비 등 184만원만 뇌물로 인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뇌물 혐의에 대해 "직무와 관련해 대가로 지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인사 청탁 혐의에 대해서는 "박 전 대장은 고충처리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단순한 고충처리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청탁에 의한 직무수행이 인정된다"고 했다. 친분 등으로 규정과 절차대로 인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이날 남색 체크무늬 자켓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박 전 대장은 벌금형이 선고되자 재판부를 향해 인사를 한 뒤,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은 채 지인들로부터 격려를 받으며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박 전 대장은 2017년 7월 공관병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고 모과를 따서 모과청을 만들도록 했다는 등 ‘갑질 의혹'이 제기돼 군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역했고, 민간인 신분이 되면서 사건은 수원지검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수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확대되면서 ‘별건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먼저 기소했다. 공관병 갑질 의혹 부분은 1년 9개월 동안 "수사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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