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내용에 추진동력 상실 가능성도
심상정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25일 국회 정개특위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다 입구 앞에서 대기 중이던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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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선거제도 개편안이 국회 ‘몸싸움’을 넘는다고 해도 본회의 문턱에 가기까진 혼란이 클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4당의 동상사몽(同床四夢)으로 이대로 가기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ㆍ바른미래ㆍ민주평화ㆍ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 합의와 의원총회를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절차에 코 앞까지 간 선거제도 개편안은 현 지역구 의석수 253석을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수를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게 핵심이다.
바른미래(28석)ㆍ민주평화(14석)ㆍ정의당(6석)은 개편안에 사활을 건다. 비례대표가 크게 느는 내용 상 내년 총선 때 더 많은 의석이 생긴다는 기대가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정의당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달 정개특위에서 합의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난 총선에 적용 시 추가로 10석 안팎을 더 얻는다는 말도 있다. 바른미래 내 옛 국민의당계, 민주평화당은 범여권 연대 속 수도권ㆍ호남을 중심으로 비례대표 의석수가 많아지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잿밥’에 관심이 많다. 선거법 개편안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함께 패스트트랙에 태우기 위한 유인책이었다는 말도 공공연히 돌고 있다. 개편안이 적용되면 지역구 28곳 축소가 이뤄져야 한다. 막상 본회의에 들어서면 자기 자리를 빼앗긴다는 불안감에 ‘반란 표’가 대거 쏟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25일 정치개혁특위가 열릴 국회 행안위 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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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의석수 270석ㆍ비례대표 폐지’를 당론으로 건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은 개편안 통과 시 의석수 감소를 염려한다. 또 범여권에 속할 군소정당 난립을 경계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민주당 2중대, 3중대를 만드는 개혁 아닌 개악”이라고 했다.
복잡한 셈법도 변수다. 개정안을 보면 1.5배 많아지는 비례대표는 전국 단위 정당득표율로 정당마다 의석을 나눠주되 연동률은 50%를 적용한다. 계산법만 6개, 수학기호만 16개가 들어간다. 쉽게 이해 못할 개정안에 여론이 악화되면 이 자체로 ‘칼질’을 피할 수 없다. 결국 누더기가 된 개정안에 추진동력 자체를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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