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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두 팔 모아 응원 ‘엘린이’가 자라 그 팔로 LG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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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서 빛나는 두 영건 콤비

동아일보

프로야구 LG 정우영(왼쪽)과 고우석이 25일 LG 마스코트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오랜 LG 팬으로 ‘성공한 엘린이(LG+어린이)’라고 칭한 이들은 이번 시즌 확실한 ‘필승조’로 LG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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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린이(LG+어린이)’ 출신 두 투수가 LG 불펜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다. 투수 고우석(21)과 정우영(20) 얘기다. 중학생 때부터 LG의 열렬한 팬이었다는 둘은 LG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이번 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점 1위(2.18)를 이끄는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우석은 21일 키움과의 안방경기에서 허리 디스크로 이탈한 정찬헌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장영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세 타자를 연속 뜬공 처리하고 경기를 끝내 팀의 5-3 승리를 지켜냈다. 프로 데뷔 후 94경기 만에 올린 첫 번째 세이브. 고우석은 “마무리라고 해서 특별히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공 하나하나를 빠른 템포로 던지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182cm, 90kg의 우완 정통파 투수 고우석은 2017년 데뷔 당시 직구 최고 구속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구속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3승 5패 평균자책점 5.91에 그쳤다. ‘필승조의 한 축을 맡겠다’며 절치부심한 고우석은 24일 현재 15와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2.93으로 호투하고 있다. 고우석은 성적 향상의 요인으로 최일언 투수 코치의 지도를 꼽았다. 그는 “최 코치님은 성적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매 경기 내가 잘한 부분과 못한 부분을 짚어주실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고 단순하게 공 하나하나를 던지는 데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정우영은 공 끝의 움직임이 좋은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193cm, 85kg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투심 평균 구속은 시속 140km 정도로 빠르지 않지만 변화가 심해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 상대 타자가 정우영의 공을 쳤을 때 평균 발사각도는 ―7도로 이번 시즌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다. 공이 방망이에 맞았을 때 땅에 낮게 깔리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정우영의 땅볼/뜬공 비율은 5.67로 이번 시즌 1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가운데 압도적인 1위(2위 롯데 서준원 4.00)다. 정우영은 “투심은 중학교 때부터 던져온 구종이다. 처음 그립을 배우고 몇 차례 던져봤더니 금방 감을 익혔다. 프로에 와서 어깨에 힘이 더 붙으면서 구속도 빨라지고 움직임도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둘은 입을 모아 “선망하던 팀에서 뛸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팬을 해봐서 팬의 마음을 잘 안다”는 정우영은 경기가 끝나고 한참 동안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포착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LG의 ‘레전드’ 봉중근의 은퇴식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처음 LG 야구를 봤을 때 봉중근 선배가 팀의 에이스였다. LG 입단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 ‘프로의 자세’를 전해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선배가 은퇴하는 게 너무 슬퍼서 울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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