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오신환 사보임' 병상 결재…바른미래, 신청서 팩스로 신청
여야4당,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 준비…민주-바른미래, 개혁법안 막판 조율 진통
한국, 결사항전 태세…'교체' 채이배 감금·회의장 점거
'선거법ㆍ공수처ㆍ검경수사권' 조정 패스트트랙 (PG) |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관철하려는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이 25일 '건곤일척'의 대결을 벌였다.
여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이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려고 하고, 한국당은 이에 맞서 '회의장 점거 투쟁'이라는 물리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양측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이번 패스트트랙 처리는 20대 국회 운영의 주도권과 입법 전쟁을 둘러싸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간의 힘겨루기 향방을 좌우하는 중대분수령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가 크게 주목된다.
'패스트트랙' 합의안 발표하는 여야 4당 원내대표들 |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사개특위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강행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오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국회 의사과에 모여 인편 접수를 저지함에 따라 팩스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사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했다.
문 의장이 전날 오 의원 사보임에 반대하는 한국당 의원들과의 마찰 끝에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 '병상 결재'가 이뤄졌다.
구호 외치는 한국당 의원들 |
여야 4당은 사보임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패스트트랙 열차를 본궤도에 올리려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양당 사개특위 위원 등은 이날 오후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사법개혁 법안의 최종 조율 작업에 나섰다.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의 사개특위 간사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문제가 해결되면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다.
채 의원은 6시간 넘게 자신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갇혀 있다가 오후 3시 15분께 '탈출'에 성공해 사개특위 회의에 합류했다.
여야 4당은 사법개혁 법안들의 최종 조율이 끝나는 대로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다.
다만 막판 법안 조율 과정에서 세부 사항을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져 최종 합의안 마련에 진통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다른 당 위원들의 표 단속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평화당 사개특위 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학술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저한테 오늘 자정까지 꼭 통과시킬 테니 절대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여기 있다고 하니 안심하더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정개특위, 사개특위 회의 개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야 4당이 이날을 패스트트랙 'D데이'로 잡은 만큼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회의가 예정대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승강기 오르는 오신환 |
다만 회의가 정상적으로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당이 물리적으로 법안 상정을 막겠다며 결사 항전의 의지를 내보이고 있어서다. 보좌진·당직자 총동원령도 내려놓은 상태다.
한국당은 전날 밤부터 정개특위, 사개특위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회의장들을 점거했다.
정개특위 회의가 주로 열렸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445호)과 사개특위 회의장인 245호, 220호 회의실이 점거 대상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사개특위 법안 조율 작업이 이뤄진 운영위 회의실 앞에서 모여 "밀실야합 철회하라", "좌파독재 장기집권 음모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하기도 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의총에서 "헌법 유린, 법률 위반, 관습 무시, 합의 파기로 대한민국 정치 기초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당은 마지막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장내 투쟁에 더해 27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소속 의원 전원과 당원 등이 참석한 대규모 항의 집회를 계획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kong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