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0 (금)

직장인→크리에이터로..나름이 말하는 #먹방 #팬 #부담감 [김도형의 유·아·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유·아·인은 ‘유튜브, 아프리카티비(TV) 등 크리에이터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의 약자입니다. 플랫폼불문, 장르불문 1인 미디어 방송인들의 방송 뒷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제대로 놀아본 기억이 없다. 쉴 틈 없이 살았다. 20대가 얼마 안 남았다. 즐기고 싶다.”

나름(본명 김음률)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인기 크리에이터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지 약 1년 만에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귀여운 외모와 웬만한 성인남성들을 압도하는 대식가 면모가 한몫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했다. 나름은 “나름 귀엽다, 나름 잘 먹네”라는 뜻에서 지었다.

매일경제

나름이 크리에이터가 된 과정을 소개했다. 사진=샌드박스 제공


◇ 일탈, 일상이 되다

크리에이터가 되기 전 나름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 이전에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특별했다. 과감하게 그 평범함으로부터 벗어날 용기가 있었다. 나름은 선택의 기로에서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훌륭한 선택을 해냈다.

“처음에는 회사에 다니며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두 가지 일을 병행했는데, 상사들이 개인 방송을 하지마라고 했다.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유튜브를 계속하는 것이 좋을지 회사를 다닐지 고민했다. 유튜브가 덜 힘들 것 같아서 퇴사를 결정했다. 그때 구독자 수는 5천 명 정도였다. 회사일은 답답함이 있었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당연했다. 안정된 삶을 버리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자식의 선택이 걱정되지 않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나름은 결과로써 그 걱정을 덜어줬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부모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어머니는 끝까지 반대했다. 아버지는 언젠가는 퇴사하고 싶으면 하라고 하셨다. 지금은 어머니도 좋아하신다.”

매일경제

나름이 악플 때문에 힘들 때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버텼다고 털어놨다. 사진=샌드박스 제공


◇ 천천히 가자, 보이는 것들

그렇게 힘들게 원하는 일을 하게 됐지만, 매번 즐거운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일이든 고충이 있겠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받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과 반대로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름은 그들 덕분에 버티고 있다.

“‘먹방을 관둬야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다만 부모님에 대한 욕이나 외모 지적이 있을 때 ‘이런 소리까지 들으며 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다. 솔직히 서운하다. 하지만 나쁜 이야기보다 좋은 이야기가 많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가끔 ‘오늘 정말 힘들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릴 때가 있다. 그럴 때 힘내라는 DM을 많이 보내준다. ‘웃을 때 더 예쁘다’는 말도 많이 해준다. 그때 자존감이 오르면서 힘을 낸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견딜 수 있다.”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지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다.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휴식을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나태해진 것은 아니다. 두 걸음 도약하기 위한 준비자세다.

“먹방이라는 콘텐츠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레드오션이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쉬지 않고 촬영했다. 400일을 했다면 390개 정도 찍었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참았다. 내가 내 목을 조인 것 같다.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다. 얼마 전에 처음 제주도에 휴가를 갔다. 너무 좋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길이 보였다. 죽어라 앞만 보고 달렸을 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었다.

“굳이 먹방이 아니라도 구독자들이 원하는 다른 콘텐츠들이 있었다. 메이크업을 받아본 것이 대표적이다. 길거리 먹방을 많이 하는데, 내가 갔던 시장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오면 다음날 그 시장 검색 트래픽이 올랐다. 이후에 국내 관광지 중 축제 같은 게 있으면 홍보 부탁을 많이 하신다. 뿌듯하다. 전국 맛집을 다녀볼 계획이다. 자주는 못 가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 특정 지역 홍보영상을 찍어볼 생각이다.”

매일경제

나름이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픈 자신의 꿈을 공개했다. 사진=나름TV 유튜브 영상 캡처


◇ 부담감을 원동력으로

나름은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랜선라이프’에 출연하며 더욱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그 덕분인지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사소한 행동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그는 부담이 크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더욱 성장할 것을 다짐했다.

“구독자 수가 100만이 넘어서니 차원이 다르다.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 셀카를 올렸는데, 그게 기사화 됐다. ‘이게 왜 기사로 나왔지’ 싶었다. 40만 정도 때 부담이 가장 컸다. 지나가다가도 사람들이 알아보니 행동을 조심하게 됐다. 건널목에서 초록불이 깜빡거려도 안 건넜다. 나 때문에 가족들에게 연락도 많이 왔다고 들었다. 지금은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조심하는 것이 습관화됐다. 괜찮아졌다.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압박감은 있다.”

그리고 그 부담감은 영상을 제작할 때도 반영됐다. 더욱 높은 곳까지 오르기 위한 자신만의 규율이었다. 그는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자각하며 조심스레 나아가고 있다. 무작정 달리던 지난날과는 확연히 달랐다.

“예전에는 대식 먹방을 많이 했다. 요즘은 많이 줄이고 있다. 예전에 먹방 콘텐츠에 대해 과식을 유도한다고 논란이 된 적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먹거나 빨리 먹는 등 자극적인 콘텐츠는 안하려 한다. 소소한 먹방으로 바꾸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소한 행복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자 좋은 평가들이 이어졌다. 나름은 특히 부모님 세대의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칭찬해줄 때 뿌듯하다고 밝혔다.

“요즘 ‘우리 딸이 너무 잘보고 있다’는 댓글이 달린다. 부모님은 자식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어 한다. 나쁜 것을 안 보고 싶어 하실 텐데, 학부모 입장에서 봐도 나쁜 콘텐츠가 아니라는 것이 기분 좋다. 남녀노소가 좋아할 콘텐츠를 하고 있다고 느꼈다. 내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자극적인 콘텐츠를 포기하는 것은 크리에이터로서 양날의 검과 같다. 자칫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는 크리에이터에게 치명적이다. 하지만 나름은 그 위험을 감수하기로 약속했다.

“조회 수가 주는 일에 예민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이익을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어딘가에서 내 약점이 드러날 것이고 실수할 것이다. 최대한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은 오히려 쉽다. 하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에는 인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나름이 이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더욱 높은 곳까지, 먼 곳까지 가보고 싶은 열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해 자기 자신을 튼튼하게 다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한국인 구독자 비중이 많은 편이다. 압도적으로 많다. 외국인 구독자들도 늘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다. 한국은 인구가 적다. 한국에서 100만은 큰 숫자지만 외국에서는 아니다. 글로벌화 되고 싶다. 먹방은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인들도 의식주는 중요하다. 뻗어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 추천을 받습니다. 인터뷰 기사를 보고 싶은 크리에이터나 BJ의 이름과 그들에게 궁금한 점들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mkculture@mkculture.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